부산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이 IBS와 공동으로 지난 27일부터 1일까지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고 있는 ‘기후변화 및 인류이동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석학 200여 명이 모여 기후변화가 인류 삶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지난 2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인류이동 콘퍼런스’에서 피터 드메노칼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 기후 난민과 기후 정의론

기후 난민은 해수면 상승, 태풍, 가뭄 같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생활 터전을 잃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사람을 말한다. 미국 하와이대 법대 맥신 버켓 교수는 “허리케인으로 섬 전체가 마비된 푸에르토리코나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잠길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들은 기후변화로 국가의 존망을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켓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데 그 피해는 상대적으로 못사는 나라에 돌아가 기후 불평등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기후 정의 차원에서 기후 난민을 돕고 지원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지속되면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기후 난민이 발생해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 기후 티핑포인트

티핑포인트는 미국 뉴요커지 기자인 말콤 글래드웰이 같은 제목의 책에서 쓴 용어로 어떤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폭발적으로 번지는 극적 전환점을 뜻한다.

부산대 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영향이 과장되지 않았나’는 지적에 대해 티핑포인트 개념을 들어 반박했다. 팀머만 단장은 “이 방의 온도가 올라가면 한두 명씩 빠져나갈 것이고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모든 사람이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처럼 기후 티핑포인트가 존재하는 만큼 기후 재앙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머만 단장은 한국의 경우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해안가에 건축을 허용하는 도시계획을 바꿔야 하고, 바다 산성화로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해산물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탈 탄소화

4차 산업혁명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탈 탄소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베른주립대 토머스 스토커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과거 250년간 의존했던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에너지원에서 탈피해 인류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진정한 혁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토커 교수는 “탈 원전에 접근할 때 원자력이 현재 국가 전력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여도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자력에너지 역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기반이 취약해 낙후된 원자력발전소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