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인텔, 세계 최초 5G 서비스
- 360도 VR 이용 실감 영상 제공
- 앱 ‘지니톡’ 29개 언어 통·번역
- 외국어 버전 지도·IoT 서비스도

100일 앞으로 다가 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전환점을 가져다 줄 스포츠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역대 주요 스포츠 행사와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차세대 ICT가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분야를 넘어 4차 산업혁명까지 아우르는 ‘스마트 올림픽’인 셈이다. 개막을 200일 앞뒀던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이 국내 ICT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처럼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국가임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사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KT-인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G 공동협력’ 선언식을 마친 뒤 모델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T 제공

■ 평창서 세계 첫 5G 상용화

ICT 업계의 평창 올림픽 준비는 대회 주관 통신사인 KT가 주도하고 있다. KT는 내년 2월 올림픽 개막에 맞춰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 5G는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를 잇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기술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지금의 LTE보다 최고 100배나 빨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ICT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KT는 세계 최초의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지난달 31일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인텔과 손을 잡았다. 이는 올림픽 기간 5G를 이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360도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해당 경기장에 있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거나 중계 화면에서 특정 선수를 골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KT는 5G 시범망과 네트워크 연동 기술을 인텔에 제공한다. 인텔은 초고화질 카메라 등 스마트 기기를 연동하는 5G 플랫폼을 KT에 주기로 했다. 이 밖에도 KT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점프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하는 기술도 선보인다. 초고속 카메라에 5G 통신모듈을 탑재해 선수 시점의 영상도 제공할 계획이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은 “인텔의 5G 플랫폼을 적용해 올림픽 기간 완벽한 5G 시범 네트워크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ICT 개발 분야는 단순히 스포츠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만든 자율주행 버스도 올림픽 기간 평창 일대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행된다. 이 버스는 5G 시험망을 통해 장애물과 다른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동 중에도 대용량 3D(3차원) 영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행에 성공했다. 자율주행 차량이 버스 형태로 일반 도로를 달린 것은 처음이다. 지난 9월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행 허가를 받았다.

■ 차별화된 AI 통·번역 앱도 제공

자율주행 버스 모습.

평창 올림픽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번역 기술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올림픽의 공식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지니톡’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이 앱은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29개 언어를 지원한다. 특히 이 앱이 이미 출시된 통·번역 서비스와 다른 점은 스마트폰에 직접 말을 하지 않고도 블루투스로 연결된 헤드셋을 이용해 통·번역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헤드셋을 쓰고 말을 하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음성을 인식하고 통역해 상대방의 헤드셋에 전달한다.

국산 지도 서비스인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은 평창올림픽 전까지 외국어 버전을 출시한다. 네이버지도는 영어·중국어판을, 카카오맵은 영어판을 내놓는다.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구글맵의 기능이 한국에서는 대폭 제한된 만큼 평창에서는 국산 지도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강릉 월화거리에 ‘사물인터넷(IoT) 스트리트’를 조성하고 무인 기기를 통해 식당·숙박·교통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