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R가상체험·자율주행버스 가동

- 대회기간 강릉서 IoT 거리 조성
- 스마트밴드·자동 통역서비스도

“역대 최고의 ICT(정보통신기술) 올림픽으로 만들겠다.”

200일도 남지 않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 차원을 넘어 국내 ICT 분야의 미래상이 제시될 주요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5G(5세대) 이동통신 등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전 세계에 대거 공개되기 때문이다.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거나 시범 운영을 마친 이들 기술은 예정대로 라면 내년 2월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간다. 이번 행사가 ‘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유다. 평창올림픽에서 공개되거나 체험하게 될 최첨단 ICT 기술과 해당 분야의 준비 상황 등을 짚어봤다.

지난해 8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기간 현지에서 열린 ‘평창의 날’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왼쪽)이 KT의 VR 스키점프를 체험하고 있다.

■5G 중심 ‘5대 서비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유영민 장관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200일 앞뒀던 지난 24일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임을 전 세계에 보여 줄 큰 기회”라고 이번 올림픽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주관 통신사인 KT 등 관계기관들은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감동의 초고화질(UHD) ▷똑똑한 인공지능(AI) ▷즐거운 가상현실(VR) 올림픽 구현을 ‘최첨단 ICT 기반 5대 서비스’로 정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5G 이동통신이다. 5G는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를 잇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기술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지금의 LTE보다 최고 100배나 빠르다. AI와 결합된 IoT 서비스나 무인자동차 주행 등을 가능케 한다.

KT는 재단법인 ‘기가코리아사업단’과 함께 평창올림픽 개막 전까지 경기장 일대에 5G 시범망을 구축한다. KT 관계자는 “이 시범망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5G 통신모듈을 초소형 카메라에 탑재해 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과 수십대의 카메라로 찍은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타임 슬라이스’ 등이 내년 2월 공개된다. 특히 KT는 올림픽 기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사의 5G 자율주행 버스를 세계 최초로 가동한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열린 정보통신 박람회 ‘WIS 2017’을 통해 ▷VR 기구를 이용한 동계스포츠 체험 ▷VR 쌍방향 놀이학습 서비스 ▷스마트 공기질 안전 IoT 솔루션 등 평창올림픽에서 선보일 5G 기반의 기술을 일부 공개했다. 주관 통신사인 KT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내년 2월 전 세계에 선보일 5G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VR 경기체험에 ‘IoT 거리’까지

KT의 전시 요원들이 지난달 열린 ‘MWC 상하이 2017’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자사의 5G 기술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5G뿐 아니라 IoT 등과 관련한 ‘이색 기술’도 관심을 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올림픽 기간 강릉 월화거리에 ‘IoT 스트리트’를 조성한다. 위치 측정 기술과 가상현실(AR) 등을 활용해 선수와 관람객이 교통·경기·숙박·관광·쇼핑 분야에서 도움을 받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와 함께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손목에 차는 스마트밴드가 전자 지갑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 지갑을 숙박 시설이나 푸드 트럭, 버스 단말기에 교통카드처럼 갖다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국내 IT 업체인 한컴인터프리는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자동 번역 결과가 음성과 문자로 나오게 된다. VR 헤드셋을 쓰면 마치 경기장 안에 있는 것처럼 선수들의 활약을 360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