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업 성장 과정 구체적 서술로
- 전보다 사실 위주의 평가 유도

대학 입학 평가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종합 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1일 '2017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을 발표했다. 핵심은 학생부를 학생 성장과 학습의 종합 기록으로 개선한다는 점이다. 이에 8일 본지는 달라진 학생부 기재 요령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무엇이 바뀌었나…학생들의 학업 과정 중심

기존에는 교외 수상 경력을 학생부에 입력할 수 없었다. 대신 외부 활동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기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부터는 수상을 했을 경우에만 학생부에 입력할 수 있으며, 교내상과 교외상의 구분이 사라졌다. 진로 희망사항의 경우 기존에는 학생의 장래희망과 학부모의 장래희망이 모두 기재됐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 중심의 진로희망 사항만 기입할 수 있게 됐다.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사항은 학생의 활동 태도를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변경됐다. 쉽게 말하자면 반장이라는 직책에 대해 책임감과 봉사정신 등을 가졌다고 서술했던 작년과는 달리, 반장으로 활동하면서 있었던 특정한 사건에 대해 서술해야 한다. 세부능력특기사항(소위 세특)은 학생이 스스로 변화를 위해 노력한 모습과 성장 정도를 기록해야 한다. 방과후활동도 강좌명과 이수시간만 기재할 수 있다.

자율탐구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제연구'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필수 스펙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부터 교육 과정 내에서 사교육 없이 이루어진 자율활동만 기재할 수 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과제만 인정하는 것이다.

그동안 '셀프학생부'라는 지적을 받았던 독서 활동은 확인이 어려운 경우 기재할 수 없으며,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입할 수 있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교사가 관찰한 모습을 썼던 기존과 달리 학생의 변화와 성장 모습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도록 바뀌었다.

■학생·교사 의견…학생 부담 낮추고 사실 위주 평가 유도

학생들은 이번 학생부 기재 요령에서 학생 개개인의 성장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게 주목할 변화라고 평가했다. 홍서준(부경고2) 군은 과제연구, 방과후활동 등의 활동에서 특별한 발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게 해 그 전보다 사실 위주의 평가가 가능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정현(부경고2) 군은 "내외부 경시대회 구분이 없어져 부담을 한층 덜었다. 학생이 중심이 돼 장래희망을 구체화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의견을 말했다. 권태오(부경고 사회과) 교사는 "기존 독서활동사항 기재 방식은 독서 내용에 대한 기입이 중요해 기재할 수 있는 책의 양이 많지 않은 데다 학생의 독서 성향 파악에 있어서 편견이 생길 수 있었다. 새 기입 방식으로 학생의 감상문 작성 부담이 줄고 다수의 독서 활동 기입이 가능해 학생의 독서 성향 파악과 독서 지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승(부경고2) 군은 "독서 활동을 기록할 때 선생님들마다 말씀이 다르셔서 혼란스럽다"며 "해마다 변경되는 기재 요령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교사는 "교육부가 학생부 기재 요령을 계속 바꾸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셀프학생부 관행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휘 학생기자 부경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