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빙, 실시간 방송 무료 제공
- 푹, UHD급 VOD 서비스 실시
- SK·KT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 동영상 이용경험 2년새 배 증가

'손 안의 TV'로 불리는 OTT(Over the Top) 시장을 놓고 연초부터 국내외 업체들의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의 OTT 시장을 노리는 해외 업체와 이에 맞선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전략을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서면서 관련 서비스가 올해 IT 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 TV를 통해 OTT 서비스를 구현한 모습. 애플 제공

■153개 실시간 TV 채널 무료 제공

OTT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과거에는 OTT의 'Top'이 TV의 셋톱박스를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포괄하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다. TV뿐 아니라 휴대용 IT 단말기를 통해서도 OTT 이용이 가능할 만큼 관련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시장 규모도 커졌다는 의미다.

모델들이 CJ E&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TVing)과 연관 IT 기기들을 홍보하고 있다. CJ E&M 제공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정유년 새해부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추가 확보와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종합 콘텐츠 기업 CJ E&M은 자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TVing) 내 실시간 TV 채널을 지난 3일부터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빙이 출시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료로 서비스를 이용한 가입자들은 이제 돈을 내지 않고 tvN 온스타일 Mnet 투니버스 등 실시간 TV 채널 153개를 HD급 고화질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CJ E&M 관계자는 "이미지 제고와 가입자 수 증가를 노린 전략"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광고와 VOD(주문형 비디오) 등의 유료 콘텐츠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TT 전문업체 '푹'(POOQ)의 홍보 이미지. 푹 제공

지상파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OTT 전문업체 '푹'(POOQ)은 올해 지상파 초고화질(UHD) 서비스 실시에 맞춰 VOD 서비스를 UHD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푹은 지난해 말 기준 52만 명인 유료 가입자 수를 올해 말 100만 명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지난해 시작한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푹존' 가입 기업도 더 늘릴 계획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콘텐츠 대전'이 한창이다.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Oksusu)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선보인 '마녀를 부탁해'에 이어 올해 자체 제작물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자체 제작 예능 토크쇼인 '산 너머 산'을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이달부터 매주 무료로 공개한다.

■해외 업체는 콘텐츠로 승부

온라인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의 홍보 이미지. 넷플릭스 제공

국내 업체들의 OTT 서비스 강화는 해외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에 맞선 전략적 대응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 '옥자'를 자사의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올 여름 독점 공개한다. 또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드라마로 제작해 2018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90개국에서 동시 방영할 계획이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방송 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7385명 가운데 27.1%는 최근 1주일 내 OTT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5년(14%)보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스마트 기기(97.3%)를 활용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78억 원에서 올해 4884억 원으로 53.7% 증가할 전망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