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서비스 연동 등 뒤따라야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 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터치'에서 '음성인식'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해외 IT 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서비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1일 출시한 음성비서 기기 '누구(NUGU)'. SK텔레콤 제공

13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AI를 기반으로 한 음성비서 기기의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110만대에서 올해 180만대로 63.6% 급증할 전망이다. 증가 폭 역시 ▷2017년 290만대 ▷2018년 520만대 ▷2019년 890만대 ▷2020년 1510만대 등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기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적절한 결과를 내놓는 시스템이다.

이 기기의 대중화 조건으로는 ▷음성인식 기술 발달 ▷기기 가격 하락 ▷경쟁업체 증가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 확대 등 크게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음성 인식 정확도가 100%에 가까워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음성비서 기기의 인식 정확도가 95%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의 음성인식 시스템 '딥스피치2'는 정확도가 97%에 달한다.

기기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아마존의 음성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쓸 수 있는 거치형 블루투스 스피커 '아마존 에코'의 미국 정가는 180달러(한화 기준 20만1000원)다. 구글이 판매하는 음성비서 기기 '구글 홈'의 판매가는 129달러로 아마존 에코보다 50달러 저렴하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음성비서 기기인 '누구(NUGU)'(본지 지난달 2일 자 21면 보도)를 지난달 초 공개했다. 정가는 24만9000원이지만 이달 말까지 9만9000원으로 할인해준다.

경쟁 업체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미 아마존 에코를 300만대 이상 판매한 아마존을 선두로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에 'S보이스'를 탑재해온 삼성전자는 '시리' 개발자들이 설립한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 회사인 '비브 랩스'를 인수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TV·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