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웨어러블 등 다분야 활용

- 미래부 선도연구센터 연구 공모
- 선정그룹에 7년간 125억 지원

미래창조부가 최근 소프트로봇 분야를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Engineering Research Center·이하 ERC)로 지원하기 위해 연구팀 공모에 나섰다. 소프트로봇은 지난해 미래부가 연두 업무보고 후속조치로 발굴한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이다.

서강대-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생체조직을 이용해 개발한 가오리 모양의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 속 왼손에 올려진 바이오 로봇과 오른손에 올려진 실제 가오리의 모습. 미래부 제공

■소프트로봇이란

소프트로봇이란 기존 로봇의 전체 혹은 일부가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구조로 대체돼 비정형 환경에서 생명체의 이동 및 상호작용의 원리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로봇을 말한다. 기존 로봇이 철이나 알루미늄 등의 고강성 재료가 선호되는데 반해 소프트로봇은 폴리머나 고무 등의 신축성이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또 전기모터나 유압 등을 통해 구동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전기활성 고분자구동체나 공압 등이 선호된다. 기존 로봇은 전기모터의 힘을 받기 때문에 작은 힘이나 큰 힘 모두 낼 수 있으나 소프트로봇은 구조 자체가 연성을 지니고 있어 큰 힘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관련 전문가들이 해외 연구동향을 분석한 결과, 소프트로봇의 경우 기존의 분업형 연구가 아닌 협업형 연구의 집단과제에서 우수한 성과가 도출됐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ERC와 같은 협업형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가 추진됐다.

ERC는 공학분야에서 원천·응용연구 연계가 가능한 우수한 기초연구 성과창출을 목적으로 10인 내외의 중규모 연구그룹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연구팀은 최대 7년간 125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달 말까지 접수 후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소프트로봇 ERC는 현재 기초연구수준 소프트로봇의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 수준까지 발전시키며 최종적으로 5개 내외의 소프트로봇 시제품 개발과 성능평가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될 계획이다.

■기술개발 어디까지 왔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조규진 교수팀이 개발한 소프트로봇 '스누맥스'는 포유류 동물인 아르마딜로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와 제어 알고리즘을 통한 연성의 구현, 케이블 구동을 이용한 수술로봇, 고분자 등의 연성 재료, 생체재료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해오는 등 소프트로봇 각 요소 기술의 연구 역량이 많이 축적돼 있는 상태이다.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의 '스누맥스'와 서강대 최정우 교수팀의 '가오리 바이오 로봇'이 최근 주요 연구성과의 대표적인 예다.

세계 소프트로봇 그랜드 챌린지 대회에서 1등을 한 '스누맥스'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조규진 교수 연구팀이 아르마딜로 동물 모양을 본떠 만들었으며, 종이접기를 응용해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바퀴, 척추관절을 모방한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 로봇 팔이 주요 특징이다.

최근 서강대 최정우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박성진 박사, 하버드대 케빈 키트 파커 교수팀 등으로 구성된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 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이 생체 조직을 적용해 동력원이 없어도 움직이는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바이오 로봇)을 만들었다. 일명 '가오리 바이오 로봇'은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동물의 생체 조직을 이용해 빛의 자극으로 움직이는 로봇으로 향후 질병 진단 센서 등에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유연한 생체조직을 활용한 로봇으로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했다는 특징이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소프트로봇 ERC를 통해 현존 로봇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의 정찰로봇, 의료기기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소프트로봇 활용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