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청정기 필터·정수기부터
- 약품·미용품에도 독성물질 함유

- 환경운동연합 '팩트체크' 운영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이어 공기청청기 필터, 정수기서 니켈 검출 등으로 생활 주변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에서도 화학물질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환경부는 뒤늦게 방향제·탈취제·코팅제에 대해 메틸이소티아졸린(MIT), 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 등 5개 유해물질에 대한 함량 기준을 위해 우려제품 안전기준에 조속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샴푸, 치약, 청소세제 등 생활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학제품에도 유해성 물질이 들어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생활화학제품, 뇌신경장애아 급증

미국 내 의학 및 보건환경 분야 전문가 40여 명과 국제신경독성학회(INA), 미국 전국의사협회(NMA), 산부인과학회, 내분비학회, 아동신경학회 등 관련 단체들은 최근 환경보건정책의 대대적 개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이 제시한 '신경발달에 미치는 환경 위험요소 연구(TENDR)'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국 어린이 6명 중 1명이 자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습장애를 비롯한 여러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17%나 증가한 것이다. 2012년 기준 미국 어린이 10명 중 1명꼴인 590만 명이 ADHD를 앓고 있으며 2014년 통계로는 68명 중 1명꼴로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증상을 보이고 있다. TENDR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환경보건과학원(NIEHS), 환경청(EPA) 등의 자금 지원을 받아 환경화학물질들이 어린이 뇌신경 등에 주는 영향을 폭넓고 종합적,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이 과학자들은 뇌신경장애 아동 급증의 이면에는 유전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임신부와 태아, 어린이의 유독 화학물질 노출 증가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임신부의 90%에서 연구팀의 검사대상 화학물질 163종 중 62종이 검출됐다.

호르몬 교란작용 등을 일으키는 이 물질들은 공기와 물뿐 아니라 우리 몸에 혹은 집에서 사용하는 각종 소비제품에 들어 있다. 여기엔 납과 수은뿐 아니라 농업이나 정원 관리에 쓰는 유기인산 농약(살충제), 약품·플라스틱·개인 미용품에 함유된 프탈레이트, 난연제로 쓰이는 폴리브롬화 디페닐에테르류(PDEs), 화석연료 연소 때 생성되는 대기오염물질 등 수십 종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도 최근 코웨이 등 6개 기업의 공기청정기 58개 모델의 항균필터에서 독성물질인 OIT(옥틸이소티아졸론)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 드러났다. OIT는 2014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했다. 현대모비스 등의 차량용 에어컨 3개 모델에서도 역시 OIT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들 향균필터가 위해 우려가 있다고 보고 회수 권고조처를 하기로 지난 20일 밝혔다.

■생활화학제품 성분 정보 제공

환경운동연합은 시민을 대신해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제품 전면과 뒷면의 사진을 찍어 문자나 메일로 보내주면 대신 기업에 정보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신청 방법은 핸드폰 문자메세지 전화번호 입력란에 '010-2328-8361'을 적어 보내거나 메일(kfemcfc@gmail.com )로 궁금한 사항을 적어 보내주면 된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