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는 멘토로 이견 조율 역할

'관심 있는 주제,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 만들어 활동해요'.

요즘 중·고교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개설한 뒤 운영하는 동아리가 크게 늘고 있다. 기존에 학교가 개설한 동아리로는 자기 관심사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청소년들이 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있다.

동평중 학생자율동아리 부원들이 멘토 교사와 동아리 활동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동평중학교도 올해 다행복학교로 지정되면서 학생들이 자율동아리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자율동아리는 학교에 따라 기준이 약간씩 차이 나기는 하지만 학업을 비롯해 건전한 일상의 관심사를 주제로 하고 일정 숫자 이상의 부원을 모아 신청하면 학교 측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심사를 거쳐 창설을 허가한다. 동평중도 동아리 개설을 신청하는 학생이 5명 이상의 동아리 부원을 모은 뒤 자율동아리 담당 교사에게 신청서류를 받아 동아리 활동계획을 적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심사 기준은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가'와 '현실적으로 활동이 가능한가'로 간단하다. ▷만화연구부 ▷독서토론부 ▷밴드부 ▷봄처럼 따뜻한 러시아어 등 학생들의 개성이 담긴 자율동아리 13개가 심사를 통과해 활동을 시작했다. 심사 항목의 '교육적'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국어 수학 같은 학습뿐만 아니라 활동의 결과 학생들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가도 포함하기 때문에 '목공 동아리'와 '춤만 춘 지 16년' 같은 동아리도 무난히 심사를 통과했다.

동평중이 올해 처음 자율동아리를 개설했는데도 10개가 넘는 동아리가 만들어진 것은 그만큼 다양한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욕구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교가 개설한 동아리가 대부분 학습과 관련한 것과 달리 학생자율동아리는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사와 트렌드를 반영해 원하는 분야의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학생자율동아리를 개설하거나 부원으로 참여해 활동하더라도 다른 학생자율동아리나 학교가 개설한 동아리에 중복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어 선택의 제약이 없다. 여기에 더해 학기마다 지원금 10만 원이 나와 사비를 들여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학생자율동아리도 다른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멘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독서토론부에 가입한 2학년 김세훈 군은 "멘토 교사는 학생들이 제대로 활동하는지 지켜보는 한편 독서토론을 할 때 우리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며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인 만큼 모임 참석도 강제하지 않고 가장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을 잡는다"고 말했다.

김정우 학생기자·동평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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