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적성과 관련한 활동에 대한 청소년들의 욕구가 늘어나면서 특기와 취미를 살리려는 학교 밖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동아리가 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부산지역에서 많은 청소년이 학교에서 하는 정규 동아리 활동 외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전체를 활동 무대로 하는 청소년 동아리가 30개 정도 결성돼 있다. 분야도 토론, 사회활동부터 영화제작, 청소년 문화축제 주관까지 아우른다. 중고생으로 구성돼 있지만, 활동 수준은 성인에 뒤지지 않는 곳도 많다.

이들 동아리에서는 대본부터 연기까지 모든 과정을 역할을 나눠 준비한 공연을 실제 무대에 올리는가 하면 함께 찍은 영화를 영화제에 출품한다. 또 다른 동아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벌이고 일일 공부방을 열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동아리들은 SNS나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를 이용해 홍보와 부원 모집을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행사 사진과 활동 성과를 공유하며 더 많은 이와 소통한다. '청소년뮤지컬팀 다ONE'에서 활동하는 박성빈(경남고 2) 군은 "능력을 더욱 전문적으로 키우고 지향점이 비슷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동아리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학교 수업을 벗어나 더욱 실무적인 활동을 하면서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또래들과 어울리며 관련 분야의 시야도 넓힐 수 있다. 진로를 이미 결정한 청소년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면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과정이 되고 있다.

청소년 동아리의 특성상 학교를 졸업하거나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동아리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졸업 등으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선배의 작품을 감상하러 가거나 노하우를 주고받는 등 선후배 간의 유대 관계는 끈끈하게 이어진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회원 수가 3~20명의 소규모라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고 학생 신분으로 활동에 필요한 장비나 시설을 마련하는 게 어렵다. 또 재정적인 문제를 겪는 곳이 많지만, 비공식 동아리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 '청소년극단 YAHO'의 단장 강가연(18) 양은 "극단의 존재를 잘 몰라 연기학원부터 찾는 청소년이 많다. 연기에 대한 꿈을 공유하는 동아리이지만 학원처럼 시간을 정해 활동할 수 없어 서로 함께 모여 연습하거나 공연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 "오는 2월 정기공연을 열고 4월 부산시민연극제에 참가할 계획이다. 극단이 더 성장하고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청소년들의 학교 밖 동아리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활동을 더 많은 청소년에게 알리는 한편 더욱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관련 기관 등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