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고 2학년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정독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부터 부산지역 고교의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한 이후 학교마다 '야자' 시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학생에 따라 학원 수강 등의 이유로 야간자율학습에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부분 참여하기도 하고 일부 학생은 매일 참여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 중 성적순으로 학년별 30~50명을 선발해 정독실에서 공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외의 희망 학생은 교실에서 공부한다. 이런 가운데 남산고는 2학년을 대상으로 희망학생 전원이 정독실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독실 야자'는 상위권 학생으로 구성되고 학교 측이 관심을 두고 지도해 정숙하고 열띤 학습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정독실 운영은 여러 가지 문제점도 보이고 있다. 대부분 학교가 정독실 좌석을 석차에 따라 순서대로 배정해 서열과 성적 우선 분위기를 조장한다. 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칠 때마다 성적을 반영해 탈락하거나 들어가도록 해 성적이 턱걸이한 학생들은 언제 자기가 정독실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독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패배감이나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남산고는 고3 진급을 앞둔 2학년 중 야간자율학습을 희망한 80여 명이 매일 밤 정독실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요일제 참석 학생도 55명에 이른다. 남산고의 정독실 야자는 일단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전 교실에서 공부할 때의 느슨해졌던 분위기를 다잡고 갑작스런 사고 등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참여 학생들이 반응도 긍정적이다. 2학년 강보근 군은 "교실에서 할 때는 일찍 가는 친구가 많아 공부에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독실에서는 조용한 분위기에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니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2학년 부장 서명선 교사는 "정독실 야간자율학습을 시행하면서 면학 분위기가 많이 개선됐다. 학생들이 스스로 효율적으로 공부하게 됐고 참여 인원도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윤준익 학생기자 남산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