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유전학으로 뇌 전두엽 자극
- 쥐 통한 실험서 증상 호전 확인
-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
- 새 치료기술 개발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새로운 회복법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카이스트 김대수(생명과학과·사진) 교수 연구팀이 스트레스를 극복(저항성)하려면 왼쪽 전전두엽이 활성화 돼야 하며, 광유전학적 방법으로 이 전두엽만을 자극하면 우울증 증상이 치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우울증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약 30%나 급증해 현재 6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직장, 가정 등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도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데 이는 '저항성'을 갖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스트레스 저항성이 약해지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동안 우울증 환자의 '내측 전전두엽'에서 좌·우 반구의 활성이 불균형하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러한 현상이 스트레스 저항성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었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좌우 전전두엽이 스트레스 저항성에 서로 다른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 하에 연구에 착수했다. 수컷 쥐들 사이에서 실험 쥐가 서열이 높은 쥐에게 지속적으로 공격받게 함으로써, 사회적 패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했다. 생쥐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내성군과 견디지 못하는 취약군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내성군은 좌우 반구의 활성이 균형을 이룬 반면 취약군에서만 좌반구 내측 전전두엽의 활성이 감소됐다.

하지만 빛으로 신경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해 스트레스 취약군 생쥐의 내측 전전두엽 활성도를 증가시켰더니 이들의 우울증세가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스트레스 내성군에 대해 정상이었던 좌반구 활성을 억제하니 바로 우울증세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저항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지만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는 기전을 밝혀낸 것이다. 또 우울증 환자의 좌반구 활성을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이상 행동의 치료와 회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의료 기기 및 약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뇌 좌·우 반구의 기능 차별성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지 지난달 25일 자에 개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