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부산여상 해연관에서 열린 해연연극부의 제36회 정기공연에서 부원들이 연극 '아름다운 사인'을 공연하고 있다.

- 청소년 문제 열연해 공감·재미

오랜 전통의 부산여상 해연연극부가 지난 13, 14일 교내 해연관 시청각실에서 제36회 정기공연을 열었다. 해연연극부는 1980년 첫 무대를 연 뒤 지금까지 36년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정기공연을 열고 있다. 이번 정기공연은 납량특집으로 준비했다.

해연연극부가 고른 작품은 관객에게 시원함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 '아름다운 사인(死因)'. 영화감독이자 연극인인 장진의 희곡 '아름다운 사인'을 각색한 공연작은 부검실에 시신으로 들어왔다가 귀신으로 변한 여섯 여성 청소년이 여성 부검의에게 각자 사연을 얘기하고 못다 한 삶의 아쉬움을 정리하며 저승으로 떠나고 부검의는 그들을 통해 삶의 의지를 다시 세운다는 내용이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재기 넘치는 대사를 넣은 데다 춤과 율동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번 연극은 청소년에게 흔히 일어나는 문제인 학교폭력과 가정폭력, 성폭력, 자살 등을 연기로 나타내 관객인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관객들은 연극을 보며 감정이입해 자기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는 평을 했다. 2학년 박서현 양은 "학급 친구들이 무대에서 연기하니 더욱 흥미있게, 진지하게 연극을 봤다. 분장과 의상, 조명, 음향이 잘 어우러져 실감 나고 재미있었다. 1시간 넘게 걸린 연극을 한 친구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여상 해연연극부는 오랜 전통을 지닌 연극부답게 전문 연기자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또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원 간의 화합을 다졌고, 부원 개개인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무대에서 '김소영' 역을 맡은 2학년 강유빈 양은 "친구들과 직접 눈을 맞춰 대본을 연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또 다른 내 모습을 찾은 듯해 신기했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으로 온 친구들의 환호를 들으며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은 김은경(국어) 선생님은 "연극부원들이 오랜 시간 함께 무대를 꾸미고 연기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알아가며 배려하는 마음과 협동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황민경 학생기자 부산여상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