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지는 미세한 '자기장 노이즈'
- 세계 첫 에너지 전환 기술 개발
- LED점등·휴대전화 충전 등 활용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 노이즈'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기장 노이즈는 높은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이나 지하철, 고속철도, 공장의 기계 등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인체에 유해하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한국기계연구소 재료연구원은 분말·세라믹연구본부 류정호 박사팀이 일상생활 주변에 존재하는 미세한 자기장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자기장 에너지 하베스팅 복합소재 및 발전 소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버려지는 각종 에너지원을 이용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와 관련된 소재 및 소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양광을 이용하는 태양전지나 온도 차이를 이용한 열전 발전 소자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 ▷기계적 진동을 이용한 압전 발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 하베스팅은 실제 사용하기에 효율이 낮거나 에너지 공급원이 항상 존재하지 않는 등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송전선이나 지하철, 고속철도, 공장 기계 등에서는 60㎐의 주파수를 가지는 10가우스 이하의 자기장 노이즈가 항상 존재한다. 류 박사팀은 이 같은 미세한 자기장 노이즈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스마트 복합소재(Magnetoelectric Composite)를 개발했다. 또 이를 활용해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를 제작, 무선센서네트워크(Wireless Sensor Network)를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신개념의 소형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는 미세한 자기장 변화가 감지되면 진동한다. 이 진동이 압전재료에 전달, 자기장의 변화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된 전력은 수십 개의 LED를 점등하거나 무선센서를 구동시킬 수도 있다.

개발된 소자를 살펴보고 있는 류정호 박사. 재료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성과는 미세한 자기장도 충분한 전력이 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보여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공장의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거나 건물 내에 각종 센서를 설치해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빌딩에 적용할 수 있다. 발전소나 송전선, 지하철, 고속철도, 변압기 등에 선로 안전을 위한 구조진단 센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LED와 조합하면 야간에 송전선에 불이 들어오게 만들어 도심 속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기술을 심화 발전시키면 전선 옆에 휴대전화를 두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등의 무선 충전기술로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4건의 국내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다. 또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영국왕실화학회의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