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차·인원 충원…안전 우선을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중고생이 난폭운전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난폭운전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인 박모 군은 최근 흔들거리는 버스 안에서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발목의 인대가 늘어나 치료를 받았다. 여고 3학년인 김모 양은 지난해 버스 급출발로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가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승객이 탑승하고 자리에 앉을 때까지 출발하지 않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승객이 벨을 누르고 시내버스가 정차하면 문으로 이동해 하차하게 돼 있지만 버스기사가 재촉하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또한 신호 위반과 과속운전, 급정차와 급출발, 정류장이 아닌 곳에 정차하는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

급정차와 급출발, 급가속은 승객의 안전을 위협 할 뿐만 아니라 매연과 연료낭비를 초래한다. 엔진회전 수가 2500rpm을 넘나드는 급가속은 연료를 20% 정도 더 소모하고 매연도 더 많이 발생한다. 시에서 버스회사 적자액을 보조금으로 주다 보니 연료 낭비는 시민의 부담이다. 버스기사의 잘못된 운전 습관으로 도심 공기 질이 나빠지고 연료 낭비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신호 대기 등 일정시간 정차 시 시내버스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술을 도입해 연료도 아끼고 매연도 줄이고 있다.

부산시는 시내버스 난폭운전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버스, 택시이용 불편신고 게시판에 일시, 장소, 차량번호, 차종, 불편사항 등 피해 사례를 등록할 수 있다. 여객자동차업무를 총괄하는 교통관리과는 신고가 들어오면 확인 후 조처한다. 하지만 처벌에 앞서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은 무리한 버스 운행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노조연맹의 '2012년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버스 노동자들은 연평균 1건 이상의 교통사고를 경험한다. 버스기사 80.4%가 배차운행시간 부족을 호소했지만 배차운행시간을 적절하게 조정하려면 증차와 인력충원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버스업체와 지방자치단체는 운송수입금 감소와 예산 증가를 이유로 이를 꺼리고 있다.

안전한 시내버스 운행을 위해 장기적으로 버스 증차와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버스 급가속 방지와 버스 연료절약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고질적인 난폭운전 버스기사가 문제라면 간편한 신고 제도와 실효성 있는 처벌도 필요하다.

김강리 학생기자 성일여고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