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통법 여파 내수 부진·폐지논란
-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감소 속
- 저가공세 중국, 시장점유율 확대

- '다음카카오' 출범…네이버 견제
- IT·금융 결합 '핀테크' 눈길 끌어

올 한 해 IT업계는 삼성전자의 내리막길과 중국 스마트폰의 약진, 다음카카오 출범 등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많은 논란이 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이통3사의 인터넷 속도 전쟁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어 웨어러블, 핀테크 등 ICT 융합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했다. 이에 올 한해 IT업계의 주요 이슈들을 짚어본다.

■중국 스마트폰 선전·단통법 시행

올해 글로벌 스마트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321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만 대 이상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1위를 지켰지만 24.4%로 8%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판매량이 늘어 점유율 12.7%로 2위에 올랐다. 3~5위는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기업들이다. 특히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샤오미는 지난 10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통계에서 시장점유율 5.6%로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의 맹공 속에서도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6 시리즈를 지난 9월 출시하고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새해 스마트폰 라인업을 30%가량 줄이고 저가 모델을 출시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0월 1일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도 올 한해 통신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휴대폰 지원금 차별을 없애고, 유통·과당경쟁의 문제점을 정상화하기 위해 시행됐지만 시행 후 이통사만을 위한 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단통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아이폰6에 대해 예전처럼 불법보조금 경쟁을 펼쳐 방통위로부터 과징금을 받게 됐다. 정부는 중·저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늘고 시장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는 통신비와 휴대폰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고 있어 단통법 시행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카카오 출범·인터넷 속도 경쟁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한 것도 올 한해 빅뉴스로 꼽힌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국내 2위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다음카카오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카카오의 다음 인수는 IT 산업의 중심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 4분기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를 내놓은데 이어 카카오택시, 이미지 인식·검색 기능, GPS를 통한 주차 공간 자동인식 기술 등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통3사의 인터넷 속도 전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 LTE-A 시대를 개막한 지 1년 만에 이통사들은 3배나 빠른 '광대역 LTE-A'와 기가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기가 인터넷은 최고속도 1Gbps로 초고속 인터넷 100Mbps보다 10배 빠른 속도다. KT가 지난 10월 기가인터넷의 포문을 열었으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이에 가세했다.

국내 대표적인 벤처 성공신화로 꼽혀왔던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도 주요 사건이다. 팬택의 법정관리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운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재확인시킨 셈이 됐다. 팬택은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며 회생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구글 글래스를 시작으로 LG전자의 G와치,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시리즈, 모토로라,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잇따라 출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통신사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알맞은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3D프린터 대중화·핀테크·구글 약진

저가 제품이 출시되면서 3D 프린터가 대중화된 것도 눈길을 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3D프린터로 꼽은 이후 관심이 집중됐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저가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 3D프린터 판매량은 올해의 배 수준인 21만7000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올 한해 중국 인터넷 기업 3인방 BAT(검색업체 바이두·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게임업체 텐센트 영문 이니셜을 땀)은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세계 인터넷업계를 긴장하게 했다. 알리바바는 올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첫날 시가총액 2314억 달러(약 242조 원)를 기록하며 페이스북 시가총액(당시 2016억 달러)을 넘어섰다.

정보기술 기반의 금융서비스인 '핀테크(FinTech)'도 주목 받았다.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IT 융합형' 산업이다. 구글의 한국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용 무료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