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소재로 '살인진드기'를 없애는 연구에 성공했다. 기존 화학방제제보다 친환경적이며 방제효과가 200배나 뛰어나 앞으로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스프레이형 신약·등산복·방향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북대 이회선 교수 연구팀이 천연 식물 '파극'의 뿌리를 말린 한약재 '파극천'에서 살인진드기와 집먼지진드기를 사멸하는 바이오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파극천의 추출물을 솜에 묻혀 살인진드기를 가둔 공간에 훈증시키거나 살인진드기가 포진한 종이에 발라 방제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살인진드기가 전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진드기는 참진드깃과에 속하는 작은소참진드기로 감염되면 혈소판 감소증·패혈증·구토·설사 등을 일으키며 사망률이 15~30%에 육박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매개해충이다. SFTS에 감염되면 노약자나 면역결핍환자를 중심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최초 감염사례가 확인된 이후 총 36명에게 발병해 1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SFTS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학계는 살인진드기 방제법 개발에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변화로 살인진드기 서식지가 도심까지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번 연구성과로 사회적 불안감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소재는 집먼지진드기를 죽인 후 검게 변색시키는 바이오마커(탐지) 기능도 갖춰 2차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는 작고(300~430㎛) 투명해 사람 눈으로 식별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기존 화학방제제로 사멸해도 사체를 제거하기 어려워 알레르기 질환 등 2차 감염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바이오소재를 뿌리면 잔류 진드기·진드기 사체가 검게 변해 쉽게 찾아 제거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방제기능과 함께 육안으로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능이 있어 기존 화학방제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실내외 실험 및 사람·동물 독성실험을 거친 후 2년 이내 실용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지 온라인판에 지난 1일 게재됐으며 특허출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