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원하는 공부" 긍정적
- 교사, 생활·학업지도 어려움

지난 7월 19일 부산시교육청이 보충수업(이하 보충) 및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 강제 금지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면서 올해 2학기부터 부산지역 고등학교에서 보충과 야자의 자율화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새 제도 도입 2개월 여가 지난 11월 초 현재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환영 반, 우려 반'이다

백효진(화명고 1) 양은 "강제적인 야자를 했을 때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지 않는 학생들에겐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라며 자율화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충과 야자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대신에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좀 더 심도 있게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예체능 관련 대학이나 학과로 진학을 꿈꾸고 있는 이현정(고1) 양은 "예전에는 주중에 시간이 없어서 실기 학원을 갈 수 없었는데, 지금은 학원도 다닐 수 있게 됐고 연습시간도 더 늘어나서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학생은 자율화 조치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다. 장혜진(화명고 1) 양은 "공부하는 학생들 수가 적으면, 남아 있는 학생들의 의욕이 오히려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의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면학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교실도 적지않다는 반응도 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시행 초기 적잖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자율화가 이뤄지는 바람에 학교를 벗어난 학생들이 저녁 시간에 어떻게 공부하는지에 대한 우려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우선 크다. 교사들은 학교를 그나마 안전한 장소이며 동시에 손쉽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학년 부장 선생님은 "자율화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지나친 해방감에 빠져 진정한 자율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1학기 때보다 오히려 학업에 신경을 덜 쓰는 것 같다. 또한 생활지도의 어려움도 느낀다"고 말했다.

많은 선생님들은 "자신에게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신중하게 생각해서 보충수업 및 야간자율학습 선택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자율화'의 진정한 의미를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정영주 학생기자 화명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