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 ·사고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 27가지 감정 중 가장 길게 유지·강화

여러모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각종 처세서나 자기계발서를 보면 긍정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쁘고 즐거운 일보다는 슬픈 일들이 더 깊이 오래 남는 경험을 하고 자신을 책망하기 일쑤다. 그런데 그것이 의지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Daily)'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미리안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끄럽거나, 놀라거나, 짜증나거나 심지어 지루함을 느낄 때보다 슬픈 감정을 느낄 때 240배 정도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슬픔은 죽음이나 사고 등과 같이 동시에 더 충격을 주는 사건들과 함께 발생하기 때문이다.

벨기에 루뱅대(University of Leuven)의 필리페 베르뒨 교수와 사스키아 라브리센 교수 연구팀은 233명의 고등학생들에게 최근 일어난 감정적인 사건을 회상하고 그것이 유지된 기간을 보고하도록 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이런 감정에 대처하는데 사용하는 전략에 대한 질문도 함께 곁들였다.

조사 결과, 기간에 있어서 의미있는 차이가 감정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27가지 감정 중에서 슬픈 감정이 가장 오래 지속된 반면 부끄러움이나 놀라움, 공포, 짜증과 지루함, 민감함, 거슬림, 안심 등의 느낌은 매우 짧게 지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루함 또한 짧은 감정들 중에서 많이 지목된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짧게 지속되는 감정들은 비교적 중요성이 낮은 사건들에 의해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래 지속되는 감정들은 한 사람이 매우 우려하는 중요한 함의를 지닌 사건에 의해서 일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르뒨 교수는 "이러한 함의 중에서 일부는 시간이 지나가며 좀 더 자명해지고 그래서 그 감정이 유지되고 강화된다"면서 "결국 이러한 느낌은 그 사건과 결과를 다시 생각하면서 계속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속성은 매우 유사한 다른 감정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죄책감은 부끄러움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감정이기도 하고 불안감은 공포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다.

베르뒨 교수는 "생각에 잠기는 것은 왜 일부 감정이 다른 감정보다 오래 지속되는가를 결정한다. 감정은 높은 수준의 반추행위와 연결되어 오래 지속된다"면서 이러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생각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의 경험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