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부산여상 풋베이스볼대회 결승에서 선수들이 경기하고 있다

지난 10일 금련산 자락 부산여상 운동장에는 여고생들의 씩씩한 함성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날 올해로 40회를 맞은 부산여상 교내 풋베이스볼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전교생이 참여해 학년별로 나눠 학급 대항전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9월 초 예선을 시작해 이날 대망의 결승전 세 경기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40회를 맞기도 했지만 학생들에게는 더욱 뜻 깊은 대회였다.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부산여상도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 단체여행이 모두 취소됐다. 보통 단체활동을 통해 학급 단합이 이뤄지는 만큼 그런 기회와 추억이 사라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열린 풋베이스볼대회는 학급 친구들이 단합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기에 좋은 기회가 됐다.

9월 초 새 학기와 함께 예선전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약속이나 한듯 새벽에 등교해 연습에 몰두했다. 방과 후 저녁에 연습하기도 했다.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함께 참여해 열기를 더 높였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이날 결승전이 열린 운동장은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예선에서 탈락한 학급도 페트병 응원도구나 풍선아트 등을 준비해 응원에 나섰다.

결승전에 앞서 김창덕 교장 선생님은 "본교의 오랜 전통이자 자랑인 이번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젊음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고 학급 친구들이 우정을 다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열기 넘치는 경기 끝에 학년별 우승 학급이 가려졌고 열심히 응원한 학급에는 응원상이 주어졌다. 시상이 끝난 뒤엔 학교의 뒤풀이 전통인 3학년들의 춤사위가 펼쳐졌다. 1학년 우승 학급인 2반 이혜인 양은 "중학교 시절에는 맛보지 못했던 짜릿한 감동을 느꼈다. 예선전을 거쳐 결승까지 오르면서 학급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범반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우리 스스로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하루만큼은 전교생이 학업과 진로 고민을 내려두고 마음껏 응원하고 경기를 즐겼다. 해마다 열리는 대회이지만 올해만큼은 더욱 의미 있는 대회여서인지 대회를 마친 전교생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박혜정 학생기자 부산여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