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낙서반' 동아리 부원들이 텃밭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노동으로 건강한 몸 만들자 취지
- 협동심 기르며 생명 신비 느껴

부산 서구 동대신동 경남고에는 학교 뒤편에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정성 들여 채소를 가꾸는 텃밭이다.

텃밭을 가꾸는 것은 특이한 이름의 동아리인 '낙서반' 부원들이다. 낙서반은 한자로 즐길 낙, 읽을 서 자를 써 책 읽는 즐거움을 담은 이름이다. 이름대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토론 동아리이지만, 동아리 지도교사인 김현정 선생님의 제안으로 책 읽기와 함께 자연 친화적인 정신을 기르고자 텃밭 가꾸기에 나섰다. 책으로 건강한 정신을 기르고 노동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들이 학교 건물 뒤의 방치된 땅에 텃밭을 일군 것은 지난봄. 직접 삽과 호미로 땅을 다듬고 손으로 잡초를 하나하나 뽑아 텃밭을 만들었다. 이렇게 땀 흘려 만든 텃밭에서는 6개월 동안 깻잎과 당근, 상추, 옥수수, 청경채와 같은 다양한 채소를 심어 거두었다.

생활하면서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에 익숙한 청소년이 흙을 밟고 만지는 일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낙서반 부원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 같은 과목을 배우는 것만큼 함께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려 키우면서 협동심을 기르고 생명의 신비를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또 직접 기른 채소를 나눠 먹으면서 로컬푸드 운동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했다.

김현정 선생님은 "식품은 생산에서 소비까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채소를 직접 길러 먹음으로써 로컬푸드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건강한 정신을 키우는 독서와 함께 건강한 몸을 위해 텃밭 가꾸기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원인 2학년 유원호 군은 "책으로 건강한 마음을 기르고 직접 기른 음식으로 건강한 신체를 기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빈 학생기자 경남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