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고는 '수능 응원'을 안건으로 해 대의원회를 열었다. 회의에서 대다수 학생이 반대했지만, 결론은 '학생회 간부 수능 응원 의무 참석'이었다. B고는 재학생들에게 돈을 걷어 수험생들의 간식을 준비하게 해 경제적 부담까지 지우고 있다. 준비한 간식은 수능 시험을 치는 날 학생회 간부들이 고사장을 찾아 선배 수험생들에게 직접 전할 계획이다. C고는 수능 응원은 물론 응원 영상, 장기 자랑까지 준비해야 해 시간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러 학교에서 재학생들이 선배 수험생을 위한 수능 응원 준비에 들어갔다. 학교마다 전통으로 자리 잡은 수능 응원은 수험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수능 응원에 반강제적으로 동원되는 재학생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할 응원이 반강제적으로 강요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학생들은 마지못해 이른 새벽부터 준비해 응원에 나서게 된다. 학생회 간부인 D(A고 2) 양은 "수능 응원이 오래전부터 전통처럼 자리 잡긴 했지만, 참여를 강요하는 것은 수능 응원의 본래 의미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학교마다 하는 경쟁적인 응원은 수험생들에게도 부담을 주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모(B고) 선생님은 "수험생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는 재학생에겐 짐이 될 수 있다. 또 지나친 응원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음을 다잡아야 할 수험생에게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능 응원 경쟁으로 고사장 주변 주민도 해마다 소음에 시달리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응원이 과열되더라도 학교 측은 주의만 줄 뿐 적극적으로 자제하는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강압적이기보다는 자율적으로 수능 응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더욱 의미 있는 학교의 전통이자 학창 시절의 추억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석희 학생기자 부산여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