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는 우주 생물학 연구와 인간의 질병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국제신문DB

- 시험기간 단축시킬 수 있고
- 몸집 작고 번식력 뛰어난 잇점

- 무중력 환경서 우주생물학 연구
- 파킨슨병 연구 등에 많이 활용

가정에서 포도나 바나나 등 과일에 생긴 초파리로 인해 성가신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귀찮고 하찮은 벌레로 생각하는 초파리가 생물학에서는 더없이 소중한 연구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초파리는 성충이 되기까지 10일이 걸린다. 그 이후 2~3개월 가량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사람의 1년이 초파리에게는 하루인 셈이다. 몸집이 작으면서도 번식력이 뛰어나고, 값싼 먹이로 키운다는 잇점도 있다. 이에 따라 초파리는 생명체의 수명이 어떻게 결정되고 어떤 조작으로 질병을 이겨내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데 있어 큰 활용도를 지니고 있다.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되는 생쥐에 비해 실험기간을 3개월로 단축시키고 공간 또한 적게 차지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초파리가 응용되고 있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우주생물학 연구와 인간의 질병연구.

우주공간은 무중력과 강한 방사선, 희박한 산소 등의 환경으로 인해 인간이 생존하면서 여러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초파리가 이용된다. 우주공간에 오래 머문 우주비행사들은 무중력으로 인한 근육·뼈 손실과 우주 방사선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의 건강문제를 겪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부터 우주정거장(ISS)에 항구적인 초파리 연구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간의 질병연구 중에서는 파킨슨병 연구에 많이 활용된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뇌에서 운동신경 조절을 담당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신호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어가면서 운동능력을 잃게 만든다. 현재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치료법이 있지만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어가는 것 자체를 막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파킨슨병 유전자를 초파리에 조작, 뇌를 조사하자 도파민 신경세포 수가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 사람에게 사용하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초파리에게 먹이자 회복했다. 연구자들은 이 파킨슨병 모델 초파리를 이용, 파킨슨병 유전자인 핑크1(PINK1)와 파킨(parkin)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서 파킨슨병이 발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아대 고형종 미토콘드리아 허브제어 연구센터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인 각종 질병 모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초파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