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니엘여고 2학년 4반 학생들은 2012년 5월부터 3년째 조용한 기부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매년 2학년 4반 학생이 바뀌지만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마다 2학년 4반이 되는 약 30명의 새로운 학생들은 뜻을 모아,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매달 소액을 모아 기부를 이어간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3년간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특이한 기부 운동의 시작은 2012년 3월 한 TV프로그램을 본 교사가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차인표편'을 보게 된 브니엘여고 진로 교사가 '더 이상 감동만 하지 말고 일단 무엇이라도 실천하자'라는 생각으로 당시 담임을 맡았던 2학년 4반 학생들에게 동참을 권유한 것이다. 선생님의 제안에 당시 학생들은 흔쾌히 동참했고 지금까지 2학년 4반 학생들에게 대물림 되고 있다. 현재는 옆반인 2학년 3반 학생들과 기부에 뜻이 있는 졸업생까지 힘을 모아 2명의 인도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는 중이다.

매월 지정된 날에 2000원씩을 모은다. 그날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동안 아껴뒀던 쌈짓돈을 꺼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상기된 표정으로 돈을 내놓는 학생, 기부금을 내면서도 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학생, 일상이 돼버린 듯 자연스럽게 돈을 내는 학생까지 저마다 기부에 대한 인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2학년 4반의 이모 양은 "처음 한두 달은 내 돈으로 남을 돕는다는 게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불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못사는 아이들이 많은데 왜 굳이 다른 나라 아이를 도와야하는지 의문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또 6·25 전쟁때 우리가 받은 도움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부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가슴 벅찬 이야기를 늘여놓았다.

2학년 3반의 김모 양은 "기부날이 되면 단 돈 2000원이지만 그래도 내 돈이기에 가슴 아플 때가 있다. 하지만 벽에 걸려 있는 후원하는 아이 사진을 볼 때면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 한 아이를 보살펴주고 있다는 뿌듯함이 느껴진다"며 귀여운 푸념(?)을 하기도 했다.

최초 제안자인 선생님은 "비록 지금은 학생이라 작은 수준의 기부이지만,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나중에 사회에 나가선 이웃을 돌아보고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김하진 학생기자 브니엘여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