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고교생은 하루 13시간, 중학생은 8시간 정도를 학교에서 보낸다. 이런 학생들이 일과 시간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급식시간일 것이다. 그런데 여러 학교에서 급식에 이물질이 나오는 일이 잦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한 달에 2~3번꼴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와 학생들이 급식을 꺼리게 한다. 머리카락이나 설거지용 철 수세미 가닥이 나오는가 하면 한 중학교에서는 육개장에서 바퀴벌레와 귀뚜라미가 나와 학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급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것은 관리 부실을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1000명 안팎의 급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완벽하게 검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물질이 들어가는 걸 쉽게 용납할 수는 없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물질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식판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어제오늘 일어난 게 아니란 것이다. 그럼에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급식소의 대응도 미지근하다. 항의하는 학생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그 부분을 빼고 먹어라'는 무성의한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이물질이 나오면 당사자는 급식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계속 가질 수밖에 없고 주변 학생들도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불안을 느낀다. 한 중학생은 급식을 다 먹고 나서 이물질을 발견한 적이 있다. 그는 "종일 기분이 나빴고 그 뒤에도 급식에 뭔가 나올까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학부모들도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자녀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일부 학교는 급식 간담회를 열어 학생 의견을 받아들이지만 이는 일부에 그친다. 또 간담회를 열더라도 형식적으로 해 학생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일이 흔하다. 학교 측은 급식 검사를 더 철저히 하고 위탁급식을 할 땐 업체 선정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또 학부모나 학생과 함께하는 급식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구유진 학생기자 부산진여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