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32> 등검은말벌 급속 확산…기후 온난화 상징적 징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6-30 19:59:1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03년 부산 영도구에서 가슴 등판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벌 한 마리가 발견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포착된 것으로, 중국 남부와 베트남 인도 등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등검은말벌'(사진)입니다. 성충은 나무 수액이나 꽃의 꿀 등을 주로 먹으며, 유충은 성충이 사냥한 곤충을 먹고 자랍니다.

등검은말벌이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는 지구 온난화에 관한 인식이 널리 퍼지기 전이었습니다. 당시 학자들은 등검은말벌이 선박 등을 통해 우연히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고,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 안 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 결과 현재 등검은말벌은 산림지역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급격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지리산 북부지역은 물론 강원도 삼척 부근까지 계속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놈들이 토착 말벌류보다 세력이 강해 생태계에 혼란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등검은말벌은 인도네시아와 대만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도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벌집 제거 요청과 피해신고가 수만 건 접수되는데, 2010년 부산 금정구의 말벌류 피해에 의한 119구조대 출동 중 등검은말벌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도심에서 주로 나타났던 말벌류는 왕바다리입니다. 왕바다리는 개체 수가 적고 공격성과 독성이 비교적 약한 편입니다. 반면 등검은말벌은 왕바다리보다 독성이 훨씬 강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에 서식하는 토착 대형 말벌류는 총 9종으로 알려졌으며, 그중 5종 정도가 등검은말벌의 침입과 확산 후 세력이 약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생태계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피해도 상당합니다. 등검은말벌은 토종 꿀벌이나 양봉 꿀벌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 꽃가루 등을 채취해 돌아오는 꿀벌을 공격하고 사냥하는 전문 포식자입니다. 국내 양봉 농가에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등검은말벌 한 종류에 왜 이렇게 할 말이 많으냐고요? 온난화 때문에 일어날 생태계 변화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등검은말벌의 확산이 기후변화에 의한 결과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미 제주도와 한반도 남해안은 아열대에 가까운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변화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흔하지 않던 질병도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넘어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습니다. 하지만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도시철도 1·2호선 급행화 사업 확정
  2. 2부산 대선, 경남 좋은데이 옛말…지역소주 안방서 ‘쓴잔’
  3. 3열어도 닫아도 고민 ‘김해공항 국제선 딜레마’
  4. 4무주공산 꿰찰 주인은 누구…불붙은 거인 주전 경쟁
  5. 5롯데, MLB 출신 피칭 코디네이터 영입
  6. 6대선에 또 소환된 ‘가덕신공항’…조기착공 이어질까
  7. 7부산 선제 도입한 노동이사…노조 탈퇴 등 쟁점화 전망
  8. 8100세대 이상 아파트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화
  9. 9문재인 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두바이 왔다”
  10. 10캠코 신임 사장에 권남주 전 캠코 부사장 취임
  1. 1대선에 또 소환된 ‘가덕신공항’…조기착공 이어질까
  2. 2문재인 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두바이 왔다”
  3. 3“윤석열 부산 공약, 엑스포 유치·공공기관 2차 이전 땐 가능”
  4. 4북한, 이번엔 평양서 미사일 쐈다…미국 제재카드에 보란 듯 무력시위
  5. 5의료진 보듬은 이재명, 불심 공략 나선 윤석열
  6. 6‘일회성 쇼’ 편견 깬 김미애의 아르바이트
  7. 7문재인 대통령 부산관 찾아 응원…기업은 자사제품 활용 홍보전
  8. 8문재인 정부 마지막 민정수석에 김영식 전 법무비서관 내정
  9. 9‘한방’ 없었던 김건희 녹취록…말 아끼는 여당, 문제없다는 야당
  10. 10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 날짜 놓고 신경전 팽팽
  1. 1부산 도시철도 1·2호선 급행화 사업 확정
  2. 2부산 대선, 경남 좋은데이 옛말…지역소주 안방서 ‘쓴잔’
  3. 3열어도 닫아도 고민 ‘김해공항 국제선 딜레마’
  4. 4100세대 이상 아파트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화
  5. 5캠코 신임 사장에 권남주 전 캠코 부사장 취임
  6. 6LG에너지솔루션 이틀간 공모주 청약
  7. 7“일본·유럽선사도 해운 담합 여부 조사를”
  8. 8산업부 "고준위 여론수렴" 앵무새 답변…주민 보상은 모르쇠
  9. 9새해 쏠쏠한 IPO 찾는다면…부산기업 아셈스 주목
  10. 10국가어항 제각각 개발 막는다…정부가 115곳 직접 통합 관리
  1. 1부산 선제 도입한 노동이사…노조 탈퇴 등 쟁점화 전망
  2. 2'나홀로 지원' 조민, 경상국립대 응급학과 전공의 불합격
  3. 3경찰 생활범죄팀 7년 만에 폐지 추진…일선 형사들 “수사과로 인원 빼가기”
  4. 4부산서 일부러 교통사고 내고 보험금 가로챈 30대 검찰 송치
  5. 5공기관 비정규직 채용 사전 심사제도 손본다
  6. 6부산 영주동 주택 화재… 집 지키던 반려견 3마리 질식사
  7. 7연제구 빌라 화재에 주민 16명 대피
  8. 8부산 오미크론 8명 지역감염...위중증 이틀 연속 500명대
  9. 9[눈높이 사설] 부산 신년 정책, 구체적 성과내야
  10. 10[스토리텔링&NIE] 지방자치 강화로 주민도 조례 제안 가능해졌죠
  1. 1무주공산 꿰찰 주인은 누구…불붙은 거인 주전 경쟁
  2. 2롯데, MLB 출신 피칭 코디네이터 영입
  3. 3베이징을 빛낼 기대주 <8>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4. 4‘4전 5기’ 권순우 호주오픈 첫 승
  5. 5“제2 손아섭 될 것”… 롯데 나승엽, 등번호 31번 물려받아
  6. 6숨 고른 프로농구 다시 피 말리는 순위 싸움
  7. 7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부산 출신 3명 출전
  8. 8“많은 홈런·안타 기대하라…롯데팬에 우승 꼭 선물”
  9. 9[뭐라노]사직구장 확장, 최대 수혜선수는?
  10. 10존재감 드러낸 백승호…벤투호 ‘믿을 맨’ 눈도장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