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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첫삽 뜨는 국립부산과학관 <상> 추진에서 착공까지

넉달만에 100만 서명, 부산시민 열망 동부산에서 꽃피워

  • 국제신문
  • 김용호 기자 kyh73@kookje.co.kr
  •  |  입력 : 2013-04-30 21:27:5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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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회 회원들이 '동남권 국립과학관' 건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 2006년 국립과학관 후보서 제외
- 시민사회 유치운동 불붙어
- 국제신문·과기협 중심으로
- 서명운동 단시간에 놀라운 성과
- 市, 한달에 한번꼴 상경 설득
- 4년만인 2010년 건립 결정

국립부산과학관이 착공까지 이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시민의 힘이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불과 서너 달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동참했고, 부산시와 시교육청, 부산과학기술협의회(과기협)는 30여 차례에 걸친 대정부 협의를 통해 과학관 건립을 따냈다.

국립부산과학관 건립 운동이 처음 구체화한 것은 2005년 3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국제신문이 옛 과학기술부(현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부산과학문화도시 선포 및 협약식'을 하면서부터. 과기협을 중심으로 당시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을 수차례 방문해 국립부산과학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건립을 건의했다.

■ 부산 시민의 합작품

   
국립부산과학관 조감도. 국제신문DB
2005년 8월 '동남권 국립과학관' 건립 추진안이 확정되는 등 탄력을 받던 부산과학관 건립은 2006년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2006년 2월 부산은 제외한 채 대구 광주만 국립과학관 건립지로 선정된 것이다.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과학관 건립을 열망하는 부산 시민의 가슴에 불을 댕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4월 국제신문과 과기협을 중심으로 '국립과학관 유치를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넉 달간 숨 가쁘게 진행된 서명운동은 단숨에 목표로 했던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회가 10만4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제신문에 전달했고, 시교육청과 295개 부산지역 각급 학교는 16만7884명의 서명을 보탰다. 거리서명에 참여한 시민이 11만7356명, 국제신문 독자 10만여 명도 동참했다. 이밖에 현대미포조선,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 KT&G, 메가마트, 부산시의사회 등 그야말로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시민사회가 총출동했다. 당시 부산시 안팎에서는 과학을 주제로 시민운동이 일어난 것만 해도 놀라운 데다, 짧은 기간에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한 것을 두고 전무후무한 사건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2006년 9월 안경률, 서병수 국회의원과 부산과기협 회원 371명이 국회에 과학관 건립 청원을 했고, 2007년 4월에는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과의 당정협의에서도 부산시가 국립부산과학관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 작업을 계속했다. 2007년 8월 과기부의 2차 과학관 육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과학관 육성 기본정책 방향 용역'에서 인구 500만 명 당 국립과학관 1곳의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학관 건립을 위한 부산시와 부산과기협의 노력은 한층 가열됐다. 허남식 부산시장이 인수위를 방문해 과학관의 필요성을 보고했으며, 그해 상반기에만 9차례 중앙부처를 방문해 협조를 구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울에 올라간 것이다.

■ "한 단계 도약 계기 될 것"

   
서명운동 이후 정부 안에서도 과학관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난관은 있었다. 정부가 과학관 건립과 운영 관련 재정 부담을 부산시에 요구한 것이다. 부담 비율을 놓고 물밑 접촉이 계속됐다.

두드리면 열리는 법. 정부의 잇따른 제동과 의지 부족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던 국립과학관 건립은 2009년 청신호를 켰다. 그해 8월부터 동남권 국립과학관 건립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마침내 2010년 3월 국립부산과학관 건립사업 타당성 분석이 완료됐다. 경제성 및 타당성 분석에서 필요성이 확인됐다. 김세연 국회의원은 그해 8월 '과학관 발전 방안에 대한 국회 간담회'를 주최했다. 부산과학관 유치는 부산시가 선정한 2010년 부산시정 최대 성과로 꼽혔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부산시 국비 확보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동남권 국립 부산과학관 건립사업을 들며, 시민 서명운동을 통해 여론을 조성한 다음 분석자료를 근거로 정부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평가했다.

부산시와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12월 말 부산도시공사와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 국립부산과학관 건립 용지 11만3107㎡에 대한 매매계약을 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설계업체 선정 작업을 했다.

당시 부산시 교육감으로 2005년부터 부산과학관 유치에 힘을 보탠 동명대 설동근 총장은 "처음에는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부산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결실을 보게 됐다. 이번 기공식은 부산이 과학문화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서명운동 열기 잊지못해

   
'동남권 국립과학관' 건립의 출발점은 2002년 4월 부산시와 국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1회 부산과학축전이었다. 이후 과학관 건립이 확정된 2010년 12월, 그리고 올해 5월 기공식을 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2006년 100만 명 서명운동이다. 부산에서 권역별 국립과학관을 먼저 제안했지만 뒤늦게 이를 안 대구와 광주시는 정부에 두 쪽짜리 유치신청서부터 먼저 접수했다. 이후 국회 소관위원회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던 지역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2006년 초 건립예정지로 대구와 광주가 확정됐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이하 과기협) 김인세 전 공동 이사장은 그해 4월 정기총회에서 국립과학관 설립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서명운동을 의결했다. 문제는 100만 명의 서명을 과연 다 받을 수 있느냐였다. 그해 5월 2일부터 시작된 서명운동은 넉달 만에 100만 명을 넘었지만, 사실 첫 한 달 동안 서명인원은 10만 명에 그쳤다.

그러나 월드컵 응원전, 부산국제모터쇼, 광안리 어방축제 등 거리서명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졌다. 아파트 주민이 서명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안에 서명용지를 부착하는 방식도 이때 아시아드선수촌 아파트에서 처음 시작됐다. 부산시 역시 반상회를 통해 서명운동을 알려 50만 명의 서명을 유도했다. 부산상의는 과학기술분과위원회를 신설, 첫 사업으로 과학관 건립 서명운동을 폈다. 기업인의 적극적인 참여도 큰 힘이 됐다. 과기협 CTO(최고기술경영자평의회) 의장이던 조성제 BN그룹 회장은 경부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사옥에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최범영 부산자동차부품협동조합 이사장은 회원사 전체 임직원으로부터 받은 서명용지를 보내왔다. 한진중공업은 계열사와 협력업체 전체가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시민의 서명운동 열기는 국회로 먼저 전달됐다. 당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부산 출신은 초선의 김희정(연제) 의원 혼자였지만 당차게 정치권과 정부를 설득해 나갔다. 18대 국회에서는 김세연(금정) 의원이 치밀한 논리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관철했고, 정부 예산안 통과 때는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의원이 지역균형 발전론으로 힘을 실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과기협 공동 이사장이던 김인세 전 부산대 총장과 국제신문의 역할이 컸다. 부산시도 정부를 상대로 30회 이상 회의를 진행하며 시민의 열기를 전달했다.

지역사회와 시민이 서명운동을 통해 한마음으로 뭉쳤던 그 열정이 과학관 건립과 운영 과정에도 계속 이어지길 기원한다.

손동운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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