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서 마그네슘을 뽑아내는 영국의 공장 전경. KISTI 보고서

- 코발트 금속이온 96%까지 뽑아내
- 바닷물에 우라늄·망간 등 다량 함유

- 반도체 등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
- 세계 각국 희토류 확보 전쟁 치열

부산대 하창식(고분자공학과·부총장) 교수팀은 코발트 금속을 바닷물에서 뽑아내는 맞춤형 흡착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특정 금속물질을 선택해서 흡착할 수 있는 다공성 나노물질을 개발한 것이다.

하 교수는 "인공해수 용액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코발트 금속이온에 대해 96%의 선택 흡착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바닷물에서 코발트를 뽑는 기술이 있지만 효율은 최고 76%에 머물렀다.

■희귀 자원의 저장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만든 리튬 추출용 해상 파일럿 플랜트.

하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기대를 모은 것은 우리나라의 빈약한 천연자원을 보다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다. 우리나라는 육상에서 캘 수 있는 희유금속(희소금속) 자원이 부족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해양 자원은 무한하다. 때문에 바닷물에서 희유금속을 뽑아내는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양광물자원은 크게 바다 바닥에 있는 해저광물자원과 바닷물에 녹아 있는 해수광물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바닷물에는 우라늄 41억 t, 육상 매장량의 약 600배에 해당하는 분량이 녹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육상의 우라늄 매장량은 750만 t으로 약 100년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증가에 따라 소모량이 매년 늘고 있다. 수십 년 안에 우라늄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우라늄 외에도 우리나라 10대 전략 희유금속인 망간 27억 t, 몰리브덴 140억 t, 코발트 1억4000만 t, 텅스텐 1억4000만 t, 티타늄 14억 t, 리튬 2000억 t, 인듐 272억 t, 희토류 42억 t 등이 바닷물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열해지는 자원 전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길상철 연구위원이 지난해 말 펴낸 '해수에서 희유금속 회수기술'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들어 육상금속자원의 품질 저하와 매장량 고갈에 따라 자원 무기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원 보유국들은 금속자원을 원자재로 판매하지 않고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희토류 확보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금속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졌고, 희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기기 등 첨단산업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전기전자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희유금속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2010년 말 기준 우리나라 희유금속 수입액은 93억 달러다. 2001년 수입액 26억 달러와 비교하면 지난 10년 사이에 약 3.5배 늘었으며, 연 평균 15%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희유금속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이미 1980년대부터 바닷물에서 리튬 우라늄 등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그린뉴딜정책의 핵심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칠레 프랑스 등도 해수로부터 리튬을 뽑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길 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희귀금속 회수를 위한 국내외 연구는 주로 리튬 등 몇 종류에 한정됐다"면서 "앞으로는 더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데 부산대 부경대 등이 고분자소재와 무기물 등을 활용한 원천 기술 개발에 참여 중인 만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희유금속 종류 및 산업별 용도 망간 의료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의 특수강 몰리브덴 LCD, LED, 특수강 코발트 2차 전지 텅스텐 조명기구, 특수강,  전자부품, 촉매 등 티타늄 자동차, 디지털 카메라 등 리튬 2차 전지(리튬 이온 전지) 마그네슘 자동차, 컴퓨터 등 인듐 LCD, 하이브리드카 희토류 반도체, 2차 전지,  희토류 자석(영구자석) 크롬 의료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의 특수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