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 진행되면 수술 어려워져
- 2년에 한번씩 저선량 CT 권고
- 내시경 말초폐병변검사로 진단

- 3기 고령환자 방사선 치료 필요
- 4기 땐 표적치료제로 질병 조절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에서 부동의 1위다. 인체의 폐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요인이 크다. 다른 장기로 전이돼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때는 보통 폐암 4기이거나 운이 좋으면 3기라고 한다. 그래서 폐암은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국가암검진과 개인의 건강검진으로 초기 폐암 발견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까지 더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 엄중섭(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폐암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국가검진으로 부담이 적은 ‘저선량 흉부 CT’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대병원 엄중섭(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폐암 진단과 관련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기 발견과 진단

엄중섭 교수는 “초기 폐암이나 조기 발견된 폐암 환자는 운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1~2년 뒤 발견됐다면 수술을 할 수 없는 ‘진행된 폐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3년 전부터 국가검진으로 시행 중인 ‘저선량 흉부 CT’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일반 CT의 10분의 1 정도인 방사선 양으로 폐암 의심병변을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폐암 고위험군은 1만 원 정도로 저선량 흉부 CT 검진이 가능하다. 엄 교수는 “60대 이상 고령자나 흡연 경험이 없는 40~50대 여성이라도 2년에 한 번씩 저선량 CT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진단에는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말초폐병변 조직검사가 효과적이다. 과거의 기관지내시경은 폐 말초부까지 들어가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4㎜, 3㎜ 직경의 아주 얇은 내시경으로 폐 말초부까지 진입한다. 이때 기관지 모양이 미로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기관지내시경 네비게이션 장비를 사용한다. 이렇게 말초부의 폐암 근처까지 들어간 뒤 초음파로 폐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다.

엄중섭 교수는 “크기가 작은 3㎝ 이하 폐암의 기관지내시경 진단율은 70% 안팎이다. 하지만 부산대병원에서는 냉동생검 도입과 오랜 노하우 등으로 3㎝ 이하 크기의 병변에서도 진단율을 90%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이는 세계 유수의 병원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효과적 치료 방법

보통 폐암 1, 2기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3기라도 암 크기가 작으면 수술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고령이거나 지병이 많은 경우, 수술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위험성 때문에 대안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또 3기가 넘어가면 수술 외 항암·방사선 치료의 복합 요법까지 고려한다. 4기는 기본적으로 완치가 아닌 질병 조절에 목표를 둔다. 항암 치료로 수명 연장을 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래 치료법 발전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엄중섭 교수는 “4기 폐암이라도 경구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고혈압 당뇨병처럼 폐암을 만성 질환처럼 만들 수 있다”면서 “경구 표적치료제에 효과가 좋은 환자들은 3개월에 한 번씩 CT 검사하고 폐암이 잘 억제돼 있는 것을 확인한 후 3개월분 약을 받아간다”고 설명했다. 모든 환자들이 표적치료제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일정 기간 지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기존 EGFR 유전자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경우 ‘타그리소’ ‘렉라자’ 같은 3세대 표적치료제가 널리 이용되고, 기존 ALK 유전자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경우에는 ‘로비큐어’ 같은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약제들이 국내에 들어와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일 유전자 검사에서 표적치료제에 해당이 안 되는 경우는 면역치료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등의 면역치료제를 2~3주에 한 번씩 주사로 맞으면서 폐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엄중섭 교수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