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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와 배우는 금융상식<13>금융시장에서의 부지피(不知彼) 부지기(不知己)

  • 박명우 연구실장
  •  |   입력 : 2021-11-28 10: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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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지난해와 올해는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매우 역사적인 해였다. 금융시장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가 ‘개인투자자의 부상’이라고 손꼽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부상한 것이다.

과거에도 닷컴버블 등 급등 장세를 틈탄 증시 열풍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주가의 급등을 이끌거나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과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겨루는 사례는 드물었다. 따라서 현재의 개인투자자 부상을 단순히 투자 광풍으로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시장 접근성 개선과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미디어의 활성화는 이러한 자금유입 추세에 급물살이 되었다. 이로 인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019년 대비 1.4배 증가하였으며,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비중도 65%에서 74%까지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시장과 공모주 청약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었다. 전문투자자 중심의 파생상품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 세계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이제 소위 ‘개미’라고 불릴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발돋움하였다. 특히 미국, 인도와 같은 국가에서는 개인의 파생상품 거래비중이 40%를 상회하면서 시장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

이와 같은 개인투자자의 증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경기침체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을 변화의 시작인 걸까?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가는 금융시장의 주기적인 등락과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MZ세대의 금융시장 합류에 따라 시장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트레이딩 앱을 개선하는 등 개인투자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거래소들은 개인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상장하는 한편, 이전과는 다른 거래양태 변화에도 시장에 위기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시장 안정성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의 금융시장 참가 확대는 개인의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지만, 부정적 측면도 가진다. 무엇보다, 충분한 지식 습득 없이 투자에 뛰어들거나 유튜브, SNS 등 매체를 통해 습득한 단편적인 정보만을 기초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투자자의 투자손실 리스크가 크게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와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영끌투자’ 등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가용자산을 적절한 분산 없이 전부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개인투자자에 대한 손실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지식을 제공하는 교육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이러한 투자자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인투자자의 신중한 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과 다양한 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의 특성과 거래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책자,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공시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투자주의종목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불공정거래 예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손자병법 모공편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말로서, 자신과 상대방의 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 말보다 그 뒤에 나오는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가 더 유용할 것이다. 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조차도 제대로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태롭게 된다는 말이다. 격전장인 금융시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승리할 수는 없다. 그래서 패배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더 중요하다.

앞으로도 한국거래소는 시장운영자로서 시장의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간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투자자 친화적인 시장환경을 조성고자 하며, 시장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고 신규 투자자 교육에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박명우 연구실장·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
박명우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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