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결장협착증’으로 수술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인 교황의 쾌유를 기도하는 사람들 숫자만큼 도대체 결장협착증이 어떤 병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결장협착증은 질병 이름이 아니라 결장이 협착된 상태를 뜻한다. 협착된 상태를 일으킨 이유는 여러 질병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결장은 뱃속의 창자 중 물음표 모양으로 배 안을 크게 돌아 항문에 도달하는 평균 1.5ｍ로 긴 장기다.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킨 후 대변을 만드는 곳이다. ‘협착’은 ‘좁아졌다’는 뜻으로, 파이프처럼 생긴 결장의 한 부분이 좁아진 상태를 뜻한다.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 고상화 외과 과장은 “어느 부위에서나 좁아질 수는 있지만 크게 오른쪽과 왼쪽, 두 부위에서 협착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오른쪽에서 협착이 생기면 소장에 음식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왼쪽에서 좁아지면 결장에 대변이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장기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거나 비정상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결장도 마찬가지. 고령자의 경우 대변에 오래 노출되면 염증이 발생하거나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결장 통로를 좁게 만들 수 있는 질병 중 가장 흔한 것은 게실염과 암이다. 이 두 질병 모두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해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왼쪽 대장이 좁아져 수술을 받았고, 원인은 게실염이었다. 게실은 약해진 대장 벽 일부가 늘어나 밖으로 나와 주머니 모양으로 확장된 것을 말한다.

결장이 좁아지면 대변이 통과하지 못해 배가 부풀어 오르고 아프게 된다. 좁아진 부위에서 염증이 심해져 피가 나거나 결장이 터지기도 한다. 막히게 되면 ‘결장 폐색’으로 불리며, 환자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한다.

좁아진 부위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항생제 등으로 염증을 치료하거나, 인위적으로 결장을 확장시키는 스텐트 시술이 필요하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땐 결장을 잘라내 잇는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이 많이 발달해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두세 개 구멍을 뚫는 복강경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결장이 좁아져 대변이 많이 차 있거나 환자의 상태가 나쁘면 복강경 수술을 진행하다가도 개복 수술로 전환하기도 한다. 교황도 이런 경우였다. 결장협착증 예방을 위해선 게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배변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 고상화 외과 과장은 “배변 활동에 변화가 보이면 병원 방문을 권한다”며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