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경비원을 치어 사망케한 40대 운전자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고는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복귀로까지 이어져 이목이 집중됐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48) 씨에게 금고 1년 3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A 씨가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했고 달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8년 7월 14일 부산 동구 범일동 모 아파트에서 경비원 B(당시 26세) 씨를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A 씨는 사람의 출입이 빈번한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고도 제동장치와 조향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지 못해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이때의 충격으로 변속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승용차가 후진하는 상황에서 A 씨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핸드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A 씨가 운전한 승용차는 뒷범퍼로 오토바이 3대를 들이받고도 더 후진해 아파트 경비실 앞에 서있던 B 씨를 쳤다. B 씨는 현장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다.

　A 씨 측은 “제동 페달을 밟았음에도 사고 차량이 전진했고, 변속레버가 D(운전)에서 R(후진)로 스스로 변속돼 사망 사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천 부장판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에 따르면 사고 차량에는 제동 불능을 유발할 만한 기계적 특이점이 관찰되지 않았고, CCTV 영상에서 사고 차량의 후미등이 점등되지 않은 상태인 점으로 보면 제동 페달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천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과실로 20대 청년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사고가 난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장이었던 부산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은 사고 직후 숨진 20대 경비원의 아버지에게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재판을 통해 복귀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