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앞에서 알몸시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부(전지환 부장판사)는 건조물침입,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67)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7일 밝혔다.

1, 2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8년 11월 23일 낮 12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잔디공원, 횡단보도, 정문을 거쳐 본관 앞에 이르기까지 약 5분간 나체 상태로 자신의 주장을 적은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A 씨는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에 있을 때 교도관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몸시위를 했다.

1심은 건조물침입 혐의만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으나 A 씨는 선고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공연음란 혐의도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의 공연음란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원심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행동이 일반 보통사람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며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될지언정 형법상 음란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선고형이 무겁다는 A 씨의 항소도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낫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