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개시 여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 결정된다.

　14일 오후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 심리로 최인철(58), 장동익(61) 씨의 재심 신청 마지막 심문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 성격상 신중한 검토가 불가피하지만 가급적 빠른 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니 별도로 날짜를 정해 법원 결정(재심 개시 여부)을 고지할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재심을 손쉽게 인정하면 4심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직무에 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하는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법률상 높은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과거사 사건은 법관의 적극적인 사실 인정이 필요하다”며 “임의동행은 불법 체포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법리에 비춰 직무상 범죄가 성립하는지 적극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최후변론을 통해 주장했다.

　재심 신청인 최 씨는 “경찰에게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다면 고문 방법과 고문 장소의 구조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손녀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할아버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또 다른 재심 신청인 장 씨는 “강도살인자의 가족으로 살아갈 제 가족을 위해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뉴스를 보니 세상이 바뀌었다 싶다. 투명한 세상에서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더는 저희 같은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고 했다.

　재심 개시 여부는 따로 기일을 열지 않고 법원의 결정만 고지하는 방식으로 전달된다. 최 씨와 장 씨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결정 고지일을 미리 말해주거나 기일을 열어 개시 여부를 밝힌 전례가 있다”며 “예측 가능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최 씨 등은 1990년 사상구 낙동강 갈대숲에서 살해된 여성 시신이 발견되자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이 경찰의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