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포개시장 폐업 앞장섰던
-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주최
- 영상 통해 동물의 권리 강조

- 18~20일 해운대문화회관서
- 길냥이 다룬 ‘고양이 캐디’ 등
- 국내외 수작 10여 편 선보여
- ‘예술과 동물생명권’ 간담회도

올해 전국의 반려동물 애호가들 사이의 가장 큰 뉴스는 60년 넘게 영업을 이어왔던 구포 가축시장(개 시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구포 가축시장은 6·25 전쟁 이후 생겨나 한 때 점포가 60∼70곳에 육박해 전국 최대 규모였다. 개는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가축시장 내 철장과 도축장은 동물 학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0년 동안 여러 차례 폐쇄 논의 끝에 부산시는 지난 7월 1일 가축 시장을 폐쇄하게 됐다.

	개막작인 ‘폴로신의 딸들’

구포개시장 폐업에 앞장섰던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이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동물보호와 생명존중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해운대문화회관 고은홀에서 여는 제1회 부산국제동물생명영화제(BIARFF)가 그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2003년 시작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ANFFIS)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보고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국제동물생명영화제 포스터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부산에서도 동물보호와 생명존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영화제를 열게 됐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영상위원회 등을 통해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이름나 있다”며 “영화에 대한 다양성을 강조하고 영상을 통해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동물의 권리를 알리기 위해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1회 영화제의 주제는 ‘상처를 넘어 치유로-Love Again’으로 정했다. 창살에 갇혀 죽음의 공포에서 떨었던 구포개시장의 동물을 따뜻한 시선으로 안아주자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독한 동물학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진정한 사랑이 담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제를 상징하는 포스터 역시 인간이 동물을 품고 치유하는 모습을 표현했고 개나 고양이를 포함해 모든 동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자는 마음을 담았다.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동물생명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주최 측은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터’

국내 작품뿐만 아니라 인도, 일본, 미국 등 8개국의 수작들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인도 루피바루아 감독의 ‘폴로신의 딸들’과 자리아브 감독의 ‘카멜소년’이 공동상영된다. 폐막작은 상영작 중 관객 반응이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핍’ ‘길 위의 불빛들’‘원숭이의 해’ ‘덤보’ 등 동물 관련 영화 10여 편을 선보인다. ‘고양이 캐디’는 길고양이를 생명으로 인정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였을 때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7마리의 길고양이가 터키의 오랜 도시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영화 ‘카멜 소년’

미국 다큐멘터리인 ‘인공생선’은 자연 상태의 강과 물고기에 대한 영화다.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한 것을 기술로 만회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잘못된 믿음을 고비용 생태학, 경제, 문화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영화는 물고기 부화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야생 어류 재번식을 방해하고 강을 오염시키면서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엄청난 공금을 낭비하는 행태를 지적한다.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는 새 집사를 찾아 나선 길냥이와 순수 청년의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이별여행을 그린 감성 드라마다.

오는 18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개막식의 사회는 영화 ‘보아와 녹양’의 주연배우인 김주아 씨, 다양한 독립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김주연 씨가 맡았다. 폐막식은 최다민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부대행사로는 사진전, 글짓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영상예술과 동물생명권이 어떻게 만나야할까’를 주제로 간담회도 열린다. 김 대표를 비롯해 인도영화평론가인 마노지 바푸자리 씨, 생명운동 관련 운동과 저서를 펴낸 우희종 교수, 비건 문화를 기획하는 최태석 씨가 발제를 하고 패널로 함께 토론을 한다. 영화제 소식은 페이스북 부산국제동물생명영화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