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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원한다고 덜컥 입양?…책임질 자신 있을 때 데려가세요

유기동물 가족 맞기전 준비

  • 국제신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10-03 19:17:5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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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고양이 10살 이후 질병 잦아
- 임종 때까지 돌봐줄 자세 가져야
- 오랜 길거리 생활로 집 적응 필요
- 배변 가리지 못하고 식탐 왕성
- 훈련으로 고칠 때까지 인내해야

- 공공센터 통해 동물 데려오려면
- 입양 전·후 3회씩 방문상담 필수

지난 5월 개소한 부산 해운대구 유기동물입양센터에는 하루 평균 10~20명이 찾는다. 주로 반려동물 입양을 원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다.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를 맞아 이처럼 버려진 동물을 데려와 기르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 유기동물 입양을 원한다면 먼저 그럴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유기동물 입양 때 고려해야 할 점과 유의사항을 해운대구 유기동물입양센터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이곳은 기초지자체 단위로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공공 유기동물입양 거점이다.
부산 해운대구 유기동물입양센터에서 한 가족이 입양 희망 유기묘를 살펴보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입양 자세부터 살펴봐야

김단영 센터장은 “상담자의 70% 이상이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인데 대부분은 자녀가 원해서 입양을 하려 한다. 아직 반려동물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 동물 돌봄에 관한 기본 지식 없이 그냥 자녀가 원해서 오는 것”이라며 “이런 분에겐 입양을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유기동물이 아닌 사람이라면, 자녀가 동생을 원한다고 버려진 아이를 입양하지 않듯 사람을 입양하는 문제처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반려동물의 평생을 책임질 자신이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한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18년이고, 관리만 잘하면 20년 넘게 살 수 있다. 이 중 10년은 노화로 인한 질병이 잦은 시기라 병원을 자주 들러야 하고 비용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병수발을 들 수 있을지, 눈감는 모습까지 봐줄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생각한 뒤 입양을 결정해야 한다.

■집 적응 변수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버려져 길거리 생활을 했던 유기동물을 집에 적응시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센터는 유기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가정이라면 적응 과정에서 생길 여러 변수를 인내할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변 문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수컷은 유기견 대부분이 영역표시(마킹)를 하려 하므로, 입양 후 집에서도 배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훈련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식탐도 만만치 않다. 길거리 생활을 하며 제대로 먹지 못한 경험이 있어 음식에 대한 욕심이 강하고, 식탐이 식분증(배변을 먹는 행위) 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양 후 안정기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고쳐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훈련으로 고쳐야 하는데 사람의 오랜 정성과 배려가 필요하다.

분리불안증 문제도 있다. 유기동물은 사람과 떨어졌던 아픈 경험이 있어 애정 결핍, 분리불안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크게 짖거나 집안을 어지럽히고, 배변을 못 가리는 행위 등이 분리불안 증상이다. 이 역시 훈련으로 고칠 수는 있지만 시일이 오래 걸린다. 입양된 가정에 빨리 적응시키기 위해 강아지는 산책을 최소 하루 한 차례 해주는 것이 좋다. 산책을 자주 할수록 집안에서의 문제 행동이 빨리 줄기 때문이다. 공원이나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집 근처를 여러 코스로 나눠 매일 다녀주면 혹시 강아지가 집을 나갔다 하더라도 다시 집을 찾아오는 것에 도움이 된다.

■입양 상담 어떻게 진행되나

공공입양센터를 통해 유기동물을 데려오려 한다면 입양 전 최소 3회, 입양 후 3회 방문 상담을 거쳐야 한다. 상담은 동물을 대하는 기본자세부터 문제 행동에 대한 대처요령을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양 전 1차 상담에서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려는 이유에 관해 설문조사하고, 입양 시 고려해야 할 점을 안내받는다. 2차 상담에서는 입양 희망 동물과 직접 대면, 교감하며 동물을 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관해서 설명 듣는다. 가령 동물을 처음 대할 땐 손등부터 턱, 머리, 등 순서로 접촉하는 것이 좋으며, 동물을 안을 때는 허리가 수평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 지식을 배우는 시간이다. 3차 상담 땐 입양 희망 동물과 직접 야외활동에 나서본다. 리드줄 잡는 방법부터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 마주쳤을 때 대처 방법 등을 배운다. 어린 자녀가 동물을 잘못 대하는 태도는 입양 전 꼭 바로잡아야 한다. 본인은 좋다고 하는 행동이 동물에게는 위협이나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돌발행동이나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데 추가로 입양하고자 한다면 3차 상담 후 기르는 반려동물과 별도로 방문해 입양 희망 동물과 잘 지낼 수 있는지를 체크한다.

입양 후에도 3회 정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처음엔 입양 동물의 특징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주의할 점을 안내받는다. 낯선 환경 탓에 입양 동물이 숨으려고만 하면 모른 척하고 스스로 나와 집안을 탐색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보호자 주변으로 오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며 손을 내밀어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한다. 2차 방문 땐 입양 동물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지, 실제 가정에서 어떤 문제 행동을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훈련 방법을 설명 듣는다. 마지막 방문에선 직전 상담 때 안내받은 훈련 방법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건강 등 앞으로의 반려동물 관리법을 배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입양 전 1차 상담 때 주요 체크 리스트

 - 과거나 현재 키우는 반려동물이 있는지, 현재 그 반려동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이 들어서 병사했는지, 현재 키우는 중인지, 사정이 생겨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 보냈는지 등)

-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경로가 다양한데(가령 애견숍이나 지인에게서 분양받음) 굳이 유기동물을 입양하려는 이유는.

- 유기동물 입양에 관해 가족 전원이 동의했는지,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없는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없던 알레르기 또는 비염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를 아는지.

- 현 거주지가 자가가 아닐 경우 집 주인의 동의를 얻었는지.

- 현재 키우는 반려동물의 나이와 성별, 중성화 여부, 성격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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