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기면증 등 다양한 증상
- 보통 두 가지 증상 동반 많아
- 함께 치료해야 완치 가능해
- 수면다원검사 통해 원인 파악
- 작년 건보 적용돼 비용 저렴
- 호두·우유·체리 등 숙면에 도움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삶이 피로하다. 모든 일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부산시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정신건강 사업 5개년(2019~2023년) 기본계획 수립 보고서’(국제신문 지난 1월 8일 자 23면 보도)를 보면 시민 설문조사 결과 수면장애로 낮 활동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한 단계 높아질수록 자살 생각은 1.529배 늘었다. 반면 수면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수록 자살 생각은 0.753배 줄었다. 수면장애는 단순히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을 넘어 심하면 자살 충동으로까지 연결되는 심각한 질환인 것이다. 반대로 충분히 수면했는데 낮에 잠이 쏟아지는 것도 문제다.

부산숨이비인후과 정재훈 원장은 “최근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수면다원검사’ 장면이 나오고, 홈쇼핑에서 코골이를 예방하거나 교정한다는 제품이 여럿 등장할 정도로 수면장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수면장애는 엄연한 질환이고 증상·원인이 다양한데도, 스스로 진단하고 단순히 교정 장치만 사용하는 것은 수면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부작용 없는 빠른 개선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

수면장애는 ▷불면증 ▷기면증(밤에 잠을 충분히 잤어도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증세) ▷특발성 과다수면증(밤낮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잠에 빠지는 증상) ▷하지불안증후군(주로 잠들기 전 다리가 저리는 등 불쾌한 느낌이 들면서 숙면을 하지 못하는 질병) ▷수면무호흡증후군 ▷렘수면 행동장애(수면 중 이상 행동) ▷코골이 등 여러 종류로 나타난다.

불면증이 오면 밤에 잠들기 힘들고 자주 깬다. 이로 인해 수면이 부족해, 깨어있는 동안 피로감과 의욕 상실에 시달린다. 코골이는 흔한 생리 현상이지만,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져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질환이다. 수면 중 무호흡이 잦으면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져 피로감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을 유발한다. 수면장애 증상이 의심되면 수면장애 설문지(표물 참고)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수면장애 원인은 다양하다. 증상이 비슷해도 원인이 다를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면장애 전문 치료 병원이나 수면센터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수면장애 검사로 수면다원검사가 있다. 수면다원검사란 잠자는 도중 일어나는 뇌파 및 음성, 영상 등을 기록해 잠을 못 자는 이유를 밝히는 것을 말한다. 자가설문지를 작성, 제출하면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대에 이르던 검사 비용이 10만 원 대로 대폭 낮아져 환자 부담이 줄어들었다.

■치료는 어떻게

수면장애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비슷한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수면장애는 두 가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이 두 가지 증상 모두 치료해야 수면장애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코골이는 반드시 수면무호흡증과 같이 치료해야 한다.

심하면 수술(목젖·편도 절제 수술, 하악 수술, 설기저부 수술, 비강 내 수술 등)이 필요하지만 전신마취가 어렵거나, 수술을 통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양압기(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치료기)를 사용해 개선을 고려할 수 있다. 양압기 대여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다. 구강 내 장치는 코골이 치료에 효과가 입증됐지만 치과나 수면센터가 아닌 곳에서 시행하거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을 무턱대고 사용하면 턱관절 장애 및 교합 변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규칙적 리듬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술 담배 커피는 멀리하도록 한다. 규칙적인 식사도 수면장애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수면장애를 개선하는 음식으로는 호두 우유 바나나 체리 등이 있다.


※주간졸림증 척도

주간 활동시간에 졸리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주관적인 평가. 주간기면지수라고도 한다. 일상 생활에서 환자가 잠들 수 있는 8가지 상황에서 각각의 경우 얼마나 졸리는지 점수화해 합산한다. 8점 이하면 정상, 10점 이상이면 주간기면증있다고 판단, 16점 이상이면 중증 주간기면증으로 진단. 보통 8점 초과면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부산숨이비인후과 정재훈 대표원장 이비인후과 전문의 겸 수면인증의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