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재개발에 내몰린 길고양이들, 함께 살 수 있는 대안은 없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14 18:48:3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새벽 5시30분. 정확하게 매일 같은 시간 고양이 우다다(갑자기 집안 곳곳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행동)가 시작된다. 밤새 맛동산과 감자(화장실 모래에 숨겨진 고양이 배변모양이 그것과 비슷해서 집사들은 그렇게 부른다)를 얼마나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사료와 물을 채워준다. 한참을 놀다가 코뽀뽀 세례를 퍼붓고는 다시 잠든다. 4개월 된 고양이 ‘이다’와 나의 아침일상이다. 풀네임은 ‘다스베이다’다.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남편과 내가 고심 끝에 지어준 이름이다.
이다는 지난해 11월 5일 우리 집으로 왔다. 이미 길고양이 3마리를 구조해 함께 살고 있는 지인이 3일 동안 지켜보았지만 어미고양이는 나타나지 않고 겨울비도 내린다고 해서 구조한 한 달 남짓의 아기고양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임시보호도 해줄 사람이 없어 남편과 깊은 상의 끝에 우리가 맡기로 했다. 정말 임시보호만 하는 거냐고 재차 확인하는 남편에게 당연하다고 답했었지만 그렇게 우리 집에 온 아기고양이는 결국 평생을 우리와 함께 살기로 했다.

초보집사는 공부할 것도, 포기할 것도 많았다. 분유 먹이는 방법, 배변유도하기, 울음과 행동의 이유, 갖가지 고양이 관련 용어 등등 하나하나 찾아보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선배 집사친구들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좋아하던 저녁 술자리 약속도 없앴고 늦잠도 포기했다. 한동안은 남편과 강제 각방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얻은 것은 더 많다. 처음 고양이 키스를 당했을 때의 기쁨, 아플 때 곁에 와서 해줬던 첫 꾹꾹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 품을 채워주던 온기. 더 많이 웃고 이야기하는 것. 모두 이다와 함께여서 느끼고 얻은 것이다.

지난해 이다를 만나게 될 즈음, 반여동 재개발지역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는 주민으로부터 철거공사가 임박해 고양이들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동물권 정책을 이야기하는 녹색당이 함께해줄 수 있냐는 요청이었다. 오랫동안 동물보호 활동을 해온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와 반여동 주민과 함께 해운대구청을 찾아가 협조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논의했지만 ‘예산이 없어서’ ‘권한이 없어서’ 라는 답답한 행정의 언어는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들렸다. 이후 재개발지역 시공사와 철거업체 현장소장을 만나 급식소 이동통로 확보, 급식을 위한 현장출입 보장, 현장노동자 교육 및 현수막 안내 등을 논의했고 다행히 긍정적인 약속을 받아냈다. 급식소가 치워지고 출입이 차단되는 등 몇 차례 부딪침이 있었지만 다시 협의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반여동은 정말 드문 사례다. 지난해 동래 재개발지역에서는 무리한 공사강행으로 여러 길고양이가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길고양이를 지키키 위해 마지막까지 있었던 주민은 업체로부터 손해배상소송까지 당했고, 당시 겨우 구조했던 고양이들을 현재도 오롯이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 생존권’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지만 전국적인 논의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부산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재개발이 진행되거나 예정돼 있다.

이제는 재개발로 얼마의 이윤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아니라 그 지역에 이미 살고 있는 생명들을 위협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너무 자주해서 뻔한 것 같은 말, 하지만 꼭 필요한 말.

이윤보다는 생명이고, 우리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이니까.

강언주 녹색당 부산시당 사무처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임시병동 차린 축구경기장
  2. 2미국 코로나 사망자 3170명…9·11 테러 희생자 수 넘었다
  3. 3[서상균 그림창] 이 길, 끝이 있겠죠?
  4. 4숨통 트인 마스크 대란…약국 앞 긴 대기줄이 사라졌다
  5. 54·15 총선 공약 평가단 가동
  6. 6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9> 아다지
  7. 7창원시 ‘로컬우유’ 판매 성공 힘입어 수산물도 ‘드라이브 스루’ 특판 행사
  8. 8[세상읽기] 기후위기와 ‘깨어나는’ 바이러스 /오기출
  9. 9김해 귀촌·청년농 위한 농업창업힐링센터 개소
  10. 104말? 5초? 프로야구 개막 또 연기
  1. 1‘오른소리’ 박창훈 발언 논란 “문 대통령, 임기 끝나면 교도소 무상급식”
  2. 2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 내일로…방위비 분담금 이견 여전
  3. 3심상정, ‘n번방’ 근절 입법촉구 1인시위…“국민 분노에 응답해야”
  4. 4정부 “합리성과 신속성 기준" 다음 주 재난지원금 지급기준 발표
  5. 5문대통령 “해외유입 철저통제…개학 연기 불가피”
  6. 6동구 수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으로 면마스크 전달
  7. 7정은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유감…4월 1일 시행”
  8. 8안철수 “비례정당, 배부른 돼지가 더 먹으려는 행태…이번 선거는 20대 국회 심판”
  9. 9총선 재외투표 코로나19로 절반가량 투표 못 해…이날까지 귀국 시 투표 가능
  10. 10자녀 유학 중 귀국·주말마다 부산행…가족들도 뛴다
  1. 1 아다지
  2. 2금융·증시 동향
  3. 3 현대상선 ‘HMM’으로 사명 변경
  4. 4부산·울산 중기협동조합 4곳 이사장 새로 선임
  5. 5부산시, 지역 웹툰·웹드라마 등 콘텐츠 성장 지원
  6. 6 주유소 휘발윳값 1300원대로 ‘뚝’
  7. 7주가지수- 2020년 3월 31일
  8. 8
  9. 9
  10. 10
  1. 1경남 코로나19 창원 1명·진주 2명 추가 확진…창원 환자는 남아공 다녀와
  2. 2어린이집 개원 유치원 이어 무기한 연기…긴급보육 계속 실시
  3. 34월 9일부터 순차적 온라인 개학···“수능 일정 조정될 수 있어”
  4. 4부산시, 115~116번 확진자 동선 공개
  5. 5저소득층, 3개월간 건강보험료 감면
  6. 6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 2명…미국서 입국
  7. 7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 0명 … 지역 내 감염 8일째 없어
  8. 8유치원, 초중고 개학 여부 오늘 발표…수능 연기도 검토
  9. 9부산 낮 최고기온 17도…내일 새벽부터 비 소식
  10. 10진주에서 31일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 발생
  1. 1강철멘탈 좌완 루키 박재민…거인 필승조 한자리 꿰찰까
  2. 24말? 5초? 프로야구 개막 또 연기
  3. 3경기일정 고려…딱 1년 늦춘 도쿄올림픽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왜관…조선 속의 일본
왜관에는 어떤 건물 있었나
부산시 선정 ‘2019 우수 착한 가격업소’
'수구리보리밥' '장수돼지국밥'
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류마티스 관절염의 한방치료
심장·담 기력 보완해 공황 치료
강혜란 약사의 약발 받는 약 이야기 [전체보기]
약물 부작용이 변비 부를 수도
김경미의 꿀피부 꿀팁 [전체보기]
항균·항염 작용 뛰어난 허브 ‘티트리’
김형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산후 한약복용, 모유수유 돕고 산후풍 예방 가능
사회복지관 지역맞춤 사업 [전체보기]
치과의 우유 나눔…소외아동 발굴해 진료봉사도
이웃 이불 세탁 책임지는 우리는 ‘빨래 천사’
시크릿 가든의 사계 [전체보기]
꽃 장식 촛대 ‘캔들라브라’로 연말·크리스마스 분위기 업
겨울철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화룡점정 ‘갈란드’
심재원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아이 면역력, 성장호르몬에 영향…체온 관리하고 꾸준한 운동 필수
1년에 키 4㎝ 언저리 자라는 아이, 시기 놓치지말고 성장치료 받기를
윤경석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풍·한·습·열 원인 따라 다른 관절염
중풍 증상·체질 따라 다양한 치료
이수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감염병치료, 한의학 적극 활용해야
우수성 입증된 한의 불임치료
이차은의 패션 로그인 [전체보기]
경량다운 베스트에 모직 코트…겨울 보온성 극대화 아이템1
조병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코로나 이기려면 끓여먹고 단백질 섭취
갱년기 극복에 운동·단백질 섭취 도움
진료실에서 [전체보기]
‘코로나 스트레스’ 2주 이상 지속되면 심리상담 필요
실내생활 많은 요즘 자세 더 신경써야
펫 칼럼 [전체보기]
버려진 짠음식 먹는 길고양이…사료줄때 물 꼭 주세요
우리집 고양이 ‘최장수’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하한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체질별 섭생법으로 면역력 키워야
치매·관절염 착각 쉬운 파킨슨병, 태양인·금음체질 특히 조심해야
행복한 공간 똑똑한 가구 [전체보기]
‘부엌의 꽃’ 후드, 분위기·건강 좌우
책 읽고 대화도 나누고…우리 집 서재, 홈 카페처럼 꾸미기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전체보기]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류마티스 관절염 1편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통풍(Gout)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