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스터 침흘리면 구강 질환 의심
- 고슴도치 녹색변 소화·내과 문제
- 토끼 묽은 변·탈수는 위험한 증상
- 앵무새 추위·호흡기 질환 취약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지만 당장 개나 고양이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작고 귀여운 햄스터 고슴도치 토끼 거북이 앵무새 기니피그 같은 소형 동물을 선택한다. 소형 특수동물은 손쉽게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기가 개와 고양이와 비교해 작아서 보호자가 이상 행동을 눈치채기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소형 반려동물이 어떤 행동을 보이면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보고 동물병원에 가야 할지를 알아봤다.

	레알동물병원 정병한 대표원장이 토끼에게 잘 생기는 질환을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소형 동물 공통 이상 행동

햄스터 고슴도치 토끼 같은 소형 특수동물은 음식을 잘 먹지 않고 움직임이 많이 줄었다면 몸의 첫 번째 이상 신호로 보면 된다. 식욕과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플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둘째, 항문 주위가 젖어 있을 때 소화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먹은 것을 소화하지 못해 설사한다는 방증이다.

셋째, 털이나 가시가 빠지고 각질이 많이 생긴다면 피부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피부 질환은 일반적으로 세균, 곰팡이, 기생충에 의한 감염으로 생긴다. 나이가 들어 털이나 가시가 빠지고 각질이 많이 생긴다면 종양이나 호르몬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넷째, 콧물을 많이 흘리고 숨소리가 거칠다면 호흡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호흡기 관련 증상은 감염에 의한 원인, 알레르기에 따른 원인으로 나뉜다. 온도를 올려주고 가습기를 틀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소형 동물 집에는 가루가 날리는 깔집(베딩)보다 천이나 패드로 교체해 원인을 제거해주는 게 좋다.

소형 특수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이 네 가지만 꼼꼼히 챙겨도 질병 상당 부분을 조기에 발견해 신속하게 조처할 수 있다고 특수동물 담당 수의사들은 조언한다.

■햄스터

	골절 수술 받은 햄스터.

햄스터가 설사하고 꼬리가 젖어 있다면 동물병원으로 신속하게 데려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햄스터는 워낙 작아서 설사가 2, 3일 지속되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수를 막아주고 분변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침을 많이 흘린다면 구강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빨이 많이 자라거나 구강염증, 종양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차를 타거나 긴장해서 침을 흘릴 경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음식을 저장하는 볼 주머니가 튀어나왔다면 볼 주머니 탈출증일 가능성이 크다. 볼 주머니 탈출증이 지속되면 패혈증 위험이 커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고슴도치

	골절 수술 받은 고슴도치.

고슴도치가 음식을 먹지 않고 움직임이 적다면 일단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 고슴도치는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에다 침까지 흘린다면 치아 질환일 가능성이 있어 동물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변이 무르거나 녹색을 띤다면 소화 문제일 수도 있지만 다른 내과적 문제일 수 있으므로 동물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고슴도치가 곰팡이에 감염되면 가시가 듬성듬성 빠지고, 진드기 감염일 경우 가려워하고 각질이 많이 생긴다. 고슴도치는 쾌적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고슴도치의 건강을 위해 쳇바퀴를 마련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끼

	귀에 곰팡이성 피부염 앓는 토끼.

토끼는 개나 고양이와 달리 초식 동물이어서 깨어 있는 동안 수시로 밥을 먹는 다. 밥을 잘 안 먹고 웅크리고 있다면 건강에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파악하면 된다. 토끼 변은 대개 딱딱하고 수분이 거의 없는 편이다. 묽은 변이 관찰되고 지속되면 탈수가 진행돼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침을 많이 흘린다면 치과 질환일 수 있다. 토끼 이빨은 선·후천적인 영향으로 어긋나게 자라면 뾰족해진 이빨이 입 안이나 혀를 찌를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침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턱이나 눈 아래쪽에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주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요하다. 토끼의 치아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티모시’라는 건초를 주식으로 주는 게 좋다.

■거북이

	피부염 앓는 거북이.

거북이는 사는 곳에 따라 바다에 사는 수생 거북이, 육지에 사는 육지 거북이, 물과 땅을 오가는 반수생 거북이로 나뉜다. 바닥재는 큰 것을 깔아줘야 입에 삼켜서 생기는 위장관 질환을 막을 수 있다. 거북이가 밥을 잘 안 먹어 기운이 없으면 헤엄칠 때 균형을 잡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코에서 방울이 생기면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앵무새

앵무새는 위장관 구조가 다른 동물과 달리 소낭(모이주머니)-선위-근위(똥집, 모래주머니)로 이어져 위장관 질환이 잘 생긴다. 소화가 안 되면 알곡 변이 나온다. 기초 체온이 40도로 36.5도인 사람보다 훨씬 높아서 추위에 약하고 호흡기 질환과 폐렴에 취약하다.

■기니피그

기니피그는 비타민C 합성을 하지 못해 호흡기 질환과 피부병이 잘 생길 수 있으므로 소형 동물용 비타민C를 평소에 먹이는 게 좋다.


도움말=정병한 레알동물병원 대표원장·경북대 수의대 박사과정 수료·대한수의사회 대의원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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