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이후 잇몸 관리에 유념
- 앞니는 칫솔모 세워 위아래로
- 자기 전 가글로 입안 헹궈야

칫솔질은 치아가 썩는 것과 잇몸 질환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양치질하는 횟수가 아니라 정확한 방법. 칫솔질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게 치과 의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좋은강안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손형석 과장이 치아 모형과 칫솔을 들고 올바른 치솔질법을 설명하고 있다. 눈에 잘 보이는 볼록한 치아 부위가 아니라 오목한 부위에 들어간 음식물을 잘 빼내는 게 핵심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정확한 칫솔질 방법

시중에 알려진 칫솔질 방법은 많지만, 핵심은 ‘오목한 부위에 들어간 음식물을 어떻게 잘 빼내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다. 눈에 잘 보이는 볼록한 치아 부위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조금 덜 기울여도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잇몸 사이, 이와 이 사이 오목한 면에 칫솔모를 기울여 들어가게 한 뒤 30초간 옆으로 가볍게 진동을 준다. 위아래로 훑어내듯이 움직이는 것이 편하면 그렇게 해도 된다. 어금니 좌우 부위와 앞니 부위 세 부분으로 나눠 오목한 면을 집중적으로 닦는 게 핵심. 이런 식으로 세 부분을 바깥쪽·안쪽, 윗니·아랫니로 구분하면 총 3×4=12개 부분이 되고, 30초씩 닦으면 6분 정도 걸린다. 앞니 부위는 칫솔모를 세워서 위아래로 닦는 게 편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신경 써야 할 부분

칫솔질할 때 나이에 따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다르다. 어릴수록 치아우식(충치) 예방을, 나이가 들수록 특히 40대 이후로는 잇몸 질환 예방을 위한 칫솔질에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하다. 어릴 때는 씹는 면(교합면)에 미세한 오목한 부분이 많아 치아가 썩기 쉽기 때문에 교합면을 집중적으로 닦아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치아 주변 잇몸뼈(치조골)가 내려앉아 치아와 치아 공간이 벌어지므로 그 공간의 청결에 유념해 잇몸 관리를 위한 칫솔질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음식물이 잘 끼는 부위의 질환 예방이 가능해진다.
■치실과 치간칫솔 용도 달라

치실과 치간칫솔을 별 구분 없이 쓰는 사람이 많지만, 두 위생기구의 쓰임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좁은 치아 사이 공간에는 치실이 효율적이고, 그보다 넓은 공간에는 치간칫솔이 더 낫다. 나이가 들면 치아 사이 공간이 넓어져 일반 칫솔만으로는 위생 관리가 어려운 부위가 생기게 마련이므로 이런 부위를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처리하면 효과적이다. 이때 좁은 부위에 치간칫솔을 쓰다 보면 치아 사이가 벌어져 음식물이 더 끼게 될 수 있다. 반면 넓은 부위에 가느다란 치실을 쓰면 치아 사이를 깨끗이 하는 효과가 떨어져 음식물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생긴다. 치실은 치아 사이에 가볍게 밀어 넣은 뒤 구두를 닦듯이 옆으로 닦아주는 게 핵심이다. 위아래 방향으로 과하게 움직이면 음식물이 잇몸 속으로 박히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물 분사 방식의 워터픽 칫솔 또한 방향이 잘못되면 음식물이 잇몸 속으로 들어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칫솔의 교체 주기

칫솔의 교체 주기는 칫솔질하는 사람의 습관이나 칫솔 자체의 품질에 따라 차이가 난다. 원래 일직선이었던 칫솔모가 10도 정도 기울어지면 효과가 감소하므로 교체하는 게 좋다.

■전동칫솔과 가글 효과 있나?

전동칫솔의 원리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의 오토매틱(자동 기어)과 스틱 기어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자동차를 편하게 운전하려면 오토매틱을 선택하면 되지만, 변속을 정확한 타이밍에서 할 수 있다면 스틱 기어로 운전하는 게 기름이 적게 들고 효율적이다. 전동칫솔은 치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진동을 사용하지만,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진동으로까지 개별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우선 일반 칫솔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칫솔질을 하되, 잘 안 닦이는 부위에만 전동칫솔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 치실, 치간칫솔까지 추가하면 더 나은 치아 및 잇몸 관리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자기 전에 가글(구강청결제)로 입안을 헹구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치약 양은 얼마나 쓰면 좋을까?

모든 치약에는 연마제(물체의 겉면을 윤이 나게 닦는 데에 쓰는 약)가 들어 있다. 칫솔질하고 나서 뽀드득한 느낌이 든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연마제가 치약에 많이 들어가서 생기는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약의 사용량을 늘리기보다 칫솔질을 정확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함을 깨닫고, 이를 생활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 손형석 과장이 알려주는 칫솔질법 노하우

- 입안 구석구석 즐겁게 닦아 … 치실·치간칫솔로 보완

좋은강안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손형석 과장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거실에서 양치 통을 들고 프로야구 등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위에서 이야기한 칫솔질로 15분 이상 입안 구석구석을 ‘즐겁게’ 닦는다. 일부 취약한 부위는 치실 및 치간칫솔로 보완하고, 자기 전에 가글로 입안을 헹구어 마무리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칫솔질을 화장실이 아닌 거실에서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제대로, 오래 한다는 점이다.

손 과장은 19일 “3·3·3 법칙(하루 세 번, 식후 3분 내, 3분 동안 양치)을 어릴 적부터 배웠고 실천하려 했지만 바쁜 학교 생활이나 직장생활로 현실적으로 지키기 쉽지 않은 원칙적 내용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며 “잘못된 방법으로 여러 번 닦는 것보다 하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구석구석 닦는 칫솔질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즉 치약만 많이 묻혀 그릇된 방법으로 빡빡 닦으면 치아만 빨리 닳게 돼 시린 증상만 유발할 뿐, 충치나 잇몸질환 예방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손 과장의 또 다른 조언은 자신에게 편안한 칫솔질 방법을 정확히 익혀 실천하면서 미흡한 부분을 전동칫솔, 치실, 치간칫솔, 가글 등으로 보완하면 구강위생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움말=손형석 좋은강안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과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