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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척추수술과 비수술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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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26 18:45:35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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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치료 후 가장 걱정하는 게 뭘까? 아무래도 힘들게 치료한 질환이 재발하지는 않을까 라는 부분일텐데, 허리 질환에 대한 선입견 중 하나가 ‘치료를 해도 쉽게 재발한다’는 것이다.

아주 엄밀히 말한다면 잘못된 선입견도 아니다. 맹장수술과 같이, 맹장을 떼어내면 다시 터져 재발할 일이 100% 없겠지만, 허리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사용해야 하는 우리 몸의 중심이다. 시술이나 수술은 통증이 되는 원인만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관리나 노화로 인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재발률은 5~ 15% 정도. 의학적으로 말하면, 수술 후 최소 6개월 이상 통증이 없는 시기를 겪다가 다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재발이라고 한다. 보편적으로는 치료 후 통증 없이 지낸 기간과는 관계없이 다시 비슷한 통증이 시작되고, 통증의 원인이 먼저 치료했던 부위와 같은 위치, 혹은 같은 방향으로 디스크가 탈출한다면 재발이라고 볼 수 있다. 시술 후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했다고 해도 남아있는 디스크가 언제든 다시 튀어나와 증상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고, 혹은 디스크가 더 이상 탈출되지 않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재발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바로 치료법에 따라 예후가 상이할 수 있느냐다. 굳이 재발의 기준을 가까운 2, 3년 내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느냐 없느냐로 따진다면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가 재발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2105년 척추관련 저명한 학술지인 ‘SPINE’에 실린 논문 발표 결과, 처음 4년은 확실히 수술이 비수술보다 통증완화와 운동능력향상 등 치료결과가 좋았지만 4년이 지나고 그 다음 4년 동안의 효과는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의 효과는 4년 정도 누릴 수 있고 그 이후로는 수술받지 않은 그룹과 대등한 것으로 관찰된 것인데, 물론 4년이라는 기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환자마다, 의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술이든 수술이든 한번 손을 탄 인체 조직은 염증이나, 유착, 여러 합병증 가능성이 첫 번째보다 증가하게 되고,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나 퇴행성 변화가 다르므로 동일한 치료를 받더라도 항상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척추는 치료 후에도 계속 노화 과정이 진행되므로 치료 자체를 ‘완치’를 목표로 한다기보다 ‘관리’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그 자체의 통증 뿐 아니라,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떤 치료가 가장 좋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환자분마다 다릅니다”가 가장 정확한 대답이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 통증에 대한 인내심, 치료 후 예후, 사회적·경제적 여건 등 의사와 환자 모두가 개인별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병원 근처에 사는 50대 중반이라면 약물과 주사치료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비용은 물론 신체적 부담이 적은 치료일뿐더러 환자가 아직 젊어 좋아질 여지가 많고 만일 상태가 나빠지면 언제든 다시 병원에 와서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몇 개월 후 미국에 이민을 가야 하는 70대 할아버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령인 데다 미국의 경우 수술 등 치료비가 매우 비싸서 아예 수술을 받고 출국하는 게 정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이냐 비수술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꼭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 수술까지는 아니지만 환자에게 단 10%라도 증상 개선 등 도움이 된다면 비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과일을 깎는 데 과도면 충분한데 도끼나 면도날은 과하거나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환자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를 찾아 심한 경우 수술을 받고, 심하지 않은 경우 눌린 신경을 달래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증세를 가라앉혀 가며 지내는 것이 최선이다.

김훈 부산세바른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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