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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 약은 약국으로 가지고 오세요

폐의약품 약국수거 15% 불과, 대부분 종량제 봉투 등에 폐기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2-06 19:12:1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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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토양 유입 생태계 파괴 심각

백모(여·35) 씨의 어린 자녀들은 최근 잇따라 독감에 걸렸다. 애초 아이들에게서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일반 감기로 처방받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이틀 만에 병원을 찾았고, 아이들이 독감 진단을 받았다. 앞서 처방받은 감기약은 물약 3종과 가루약 2종으로, 4일 치였다. 병원에서는 독감 치료를 위한 약을 새로 처방했다.

   
육아 과정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 병원에서 처방받은 형형색색의 각종 물약 등이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에 백 씨는 먼저 처방받은 물약에 가루약을 타 모두 싱크대 하수구에 버렸다.

김모(40) 씨는 연초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서랍을 정리하다 1년도 지난 각종 약을 발견했다. 처방 약부터 일반 두통약, 소화제까지 다양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도 태반이다. 김 씨는 사업자용 종량제 봉투를 씌운 쓰레기통에 이를 모두 버렸다.

모두 잘못된 폐기 방식이다. 강물에 섞이거나 토양으로 스며든 약 성분이 동식물 등 생태계의 교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항생제의 무단 폐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인데, 한 광역의회 조사 결과 일부 하천에서 항생제 다제내성균(일명 슈퍼 박테리아)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남은 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시중 약국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사진)에 남은 약을 버리는 방법뿐이다. 물약, 가루약, 알약, 연고까지 모두 약국으로 가져가서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의약품업계에 따르면 가정 폐의약품의 54.8%가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고, 약국에 버려지는 비율은 15.5%에 불과하다. 남은 약을 화장실 변기나 싱크대 등에 버리거나 땅에 묻을 경우 이 폐의약품이 강·토양 등으로 흘러 들어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일부 의약물질은 어류의 성(性)을 바꾸거나 물고기 기형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부산지역 1500여 개 약국에는 대한약사회가 제공한 폐의약품 수거함이 비치돼 있다. 시중 약국과 의약품 도매상들은 폐의약품에 의한 생태계 파괴 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09년부터 자발적으로 폐의약품을 수거하고 있다.

약국은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하고, 이를 의약품 도매상들이 수거한다. 지자체도 담당 직원에게 수거량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폐의약품의 안전한 폐기에 동참했다.

이후 지자체의 수거 노력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일었지만 최근에는 매주 한 차례 지자체 담당자가 도매상을 방문해 폐의약품을 수거하고 있다. 부산시약사회는 액체류와 가루, 알약 등으로 구분해 종류별로 한꺼번에 모아 이를 약국으로 가져와 폐의약품 수거함에 담아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약사회 김승주 부산진구분회장은 “폐의약품을 아무렇게나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시민 의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정에서 무단으로 버려지는 폐의약품이 많다”며 “폐의약품은 반드시 약국을 통해 안전하게 폐기해야 하고, 국가나 지자체도 자발적으로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약국과 도매상에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 수거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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