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세계골다공증의 날이다. 환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골절이 넘어지거나 다쳐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통상 외력(충격)이 뼈에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골다공증이 없었더라면 골절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젊었을 때는 뛰어가다가 넘어지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면 그뿐이지만 골다공증이 있으면 조그만 충격에도 골절이 생긴다. 일상에서 골다공증을 대비해야 골절을 피할 수 있고 100세 시대에 맞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안에 20%가 사망하고 20%는 보행이 불가능하고 40%는 가족이나 요양 시설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니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골다공증은 임상적 증상이나 합병증이 발생하기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 골절이 많이 발생되는 곳은 척추, 대퇴골(고관절), 손목, 어깨(근위부 상완골). 특히 대퇴골 골절은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치료 비용이 700만 원, 가족의 병간호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17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환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 무서운 것은 고관절 후 생존하더라도 골절 환자의 절반은 걸음걸이가 나빠져 보행기나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 4분의 1가량만 골절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일단 골절이 생기면 치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료 기간 환자를 돌보기가 쉽지 않아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골다공증의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의 진단에는 골밀도 검사와 함께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등이 필요하다. 골밀도 검사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DXA라는 장비로 측정하면 정확도가 우수하다.

골다공증 치료 목적은 골절의 예방에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일반적 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 치료는 골다공증 환자뿐 아니라 모든 건강한 폐경기 여성에게도 적용된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될 때 골절이 있을 경우 추후 발생하는 2차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감소증이면서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한 경우 약물 요법을 쓴다. 최근 골밀도뿐 아니라 다른 골절 위험 인자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인 FRAX 모델을 이용해 10년 이내 골절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다.

수입이 좋을 때 저축하듯이 뼈는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젊은 시기에 골량과 근육량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뼈 발육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통해 평생 건강한 뼈를 유지할 수 있다. 음식 섭취가 중요한데 뼈 성장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D가 필요하다. 비타민 D는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을 장에서 흡수하고 근력 조절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비타민 D가 부족한 편이다. 음식이나 약으로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도 좋지만 자외선 합성으로도 비타민 D를 만들어낼 수 있다. 30분가량 햇볕 노출만으로도 피부에서 비타민 D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1주일에 2회 이상 등산이나 걷기, 달리기 같은 체중 부하운동을 근육과 뼈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

김지완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