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혹 구토하는 경우에도
- 수분 섭취로 회복시켜야

- 복통·발열 보이는 요로감염
- 감기·장염으로 오해하기 일쑤
- 돌 전후로 영아에게 자주 발생
- 바이러스 수막염도 비슷한 증상
- 위생관리로 미리 예방해야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찬 음료나 빙과류를 많이 먹거나 음식으로 배탈이 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세균과 오염된 식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자주 발생하거나 증상이 비슷해 여름 감기로 착각하기 쉬운 소아 질병에 대해 알아본다.
■변질된 음식물에 의한 소아 장염

소아들의 장염은 흔히 손에 묻은 병균에 의해 입이나 변질된 음식 또는 물을 통해 감염이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장염을 일으키는 병균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는 장에 침투해 음식을 흡수하는 세포들을 파괴하는데, 이 때문에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이나 수분이 몸 밖으로 다량 배출된다. 수분이 많이 섞인 설사의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설사가 심할 때는 반드시 탈수가 동반된다. 특히 체력이 약한 아이에게 설사가 나타나면 기운이 없어 늘어지고 구토까지 동반되면 물도 잘 마시지 않으려 하며 체력이 고갈돼 잠만 자려고 하는 경우도 생긴다.

설사를 할 때는 빠져나가는 수분만큼 꼭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수분이 심하게 빠져나가면 전해질 불균형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입으로 물이나 전해질 용액을 섭취시키는 것이다. 설사는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흡수가 안 되고 빠져나가는 작용이지만, 반대로 설사를 일으키는 해로운 바이러스와 독성 물질을 같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설사를 빨리 멈추게 하기 위해 지사제를 과도하게 쓰는 것은 아이의 몸 속에 독소가 남아 있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토가 심하게 동반돼 입으로 수분을 섭취할 수 없을 때는 주사 요법으로 수분 및 전해질을 공급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시지부 가정의학과 김경민 과장은 "아이가 점점 더 늘어지거나 입술이 바짝 마르고 눈두덩이가 움푹 들어가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때는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고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며 "탈수 증상이 없더라도 변에 피가 비치거나 열과 복통이 지속될 때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에게 일어나는 구토는 길어도 하루나 이틀 정도면 멈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토가 있는 경우라도 수분은 자주 공급해줘야 한다. 구토가 어느 정도 멈추면 설사를 하더라도 영아에게는 원래 먹던 분유를 먹이고 소아에게는 미음이나 죽을 끓여 영양 공급을 해주어야 한다.

간혹 아이들이 설사를 할 때 빨리 낫게 한다고 굶기는 경우가 있다. 어른처럼 면역력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이 굶으면 영양부족으로 설사가 더 길어지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몸 속에 영양분이 공급되면 손상된 장 세포가 신속히 회복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미음 등을 먹이는 것이 좋다. 이후 2, 3일 내로 원래 먹던 음식을 먹여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설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음식의 영양분이 손상된 장 세포를 재생시켜 음식 흡수가 더 잘 될 수 있기 때문에 설사가 오히려 빨리 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변이 정상적으로 나올 때까지는 과일이나 주스, 요구르트처럼 장을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병

요로감염은 만 2세 이하 아이에게 복통, 발열, 체중감소,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나 장염처럼 보일 수 있다. 조금 더 자라면 배가 아프거나 소변을 자주 찔끔거리고 옷에 지리지만 막상 소변을 보려면 잘 나오지 않기도 한다. 소변을 눌 때 아프고 열이 나거나 허리부위가 아프고 토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요로감염은 남자아이의 경우 돌 이전에 흔하고 여자아이는 돌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물을 자주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면 방광을 자주 씻어내 세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기저귀와 속옷을 자주 갈아입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바이러스 수막염 역시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열과 두통, 구토 증세가 동반된다. 특히 매년 7~9월 진료인원이 많으며 10세 미만 아동이 2015년 기준 전체의 60%에 달할 정도로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수막염은 주로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며 감염자의 침이나 콧물, 가래, 분변을 접촉하거나 이에 접촉된 물품을 통해 전염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의 경우 드물게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별도의 예방접종이 없어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쓰고 공용물품이나 실내를 자주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김경민 건강관리협회 부산시지부 가정의학과 과장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