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인 독일 뒤셀도르프 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15)장 곳곳에는 설명까지 곁들여주는 관련 세미나까지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독일 뒤셀도르프 MEDICA
- 세계적 기업 의료기기 등 전시
- 지역업체 발전방향 영감 얻어

- 부산, 금형표면처리·소재 발달
- 병원은 기기 문제점 보완 장점
- 市, 융합센터 설립 지원 약속

지난 12일 부산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 해양의료연구센터에선 의미있는 행사가 하나 열렸다. 세계 최초로 원양선원 해양원격의료 시연회가 바로 그것이다.

해양의료연구센터 의료진은 이날 위성 화상진료시스템을 통해 전자 청전기 등으로 원양선원을 간접 진찰한 후 선박에 비치된 의약품을 투약하도록 지시했다. 의료진은 해양원격의료사업 파트너인 KT와 협력해 혈압계, 소변분석기(요닥), 심전도계 등의 소형 웨어러블 기기로 혈압 혈당 심전도 등 선원들의 건강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이 정보는 선원들의 개별 진료에 활용된다. 올해 보건복지부 국정과제인 해양원격의료사업은 현재 원양어선 6척, 선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의사 출신인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산대병원장실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응급실의 45병상을 실시간으로, 그것도 환자의 동공크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줌기능이 가능한 이동식 카메라가 포함된 병원 내 원격진료시스템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산대병원은 수년 전부터 ICT 융합 스마트 헬스케어에 관심을 갖고 준비한 덕분에 부산대 공대·의대 교수로 구성된 융합의학기술원을 지난해 설립하는 등 이 분야에선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부산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과 부산시 관계자들이 독일 뒤셀도르프 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15)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정대수 병원장은 "'평소 병원이 의료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이하 MEDICA 2015)'와 세계적인 헬스케어그룹인 네덜란드 필립스와 독일 지멘스사를 부산시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이유는 바로 현장을 직접 보고 메디컬 ICT 융합에 대한 견해 차를 줄이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6~19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제47회 MEDICA 2015에는 총 11만5000㎡(전체 17개 홀)에 세계 70여 개국 5990여 업체가 참가했고, 15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바이오센서가 부착된 기능성 의류, 베개 속 센서를 이용한 수면분석기, 전자의수 3D 프린팅, 전기장치를 이용한 담석제거기, 고관절 보호 에어백 등 최첨단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아이디어 상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됐다.

노정훈 부산대병원 융합의학산업화센터장(의공학과 교수)은 "지역 의료기기업체와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새로운 영감을 얻은 좋은 기회였다"며 "현재 지역 의료기기업체들이 보유한 기술을 관점을 달리해 고민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변 인프라 이미 조성돼 있어

부산대병원의 임상경험과 의료기기업체의 기술력의 총아로 운영될 부산 메디컬 ICT 융합센터는 성공을 담보할 주변 인프라가 이미 조성돼 있다. 오송 및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나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와 달리 부산 메디컬 ICT 융합센터 인근에는 부산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많아 현장에서 웨어러블 및 의료기기의 문제점을 바로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고로 부산대병원은 연간 150만 명의 외래환자, 70만 여명의 입원환자가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2000명 이상의 의사 및 간호사가 6000점 이상의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부산에는 또 의료기기부품에 필요한 소재 및 금형표면처리 등 뿌리산업의 발달돼 있는 데다 부산대병원 융학의학기술원 내 공대·의대와 연계 가능한 융합부품소재의 산학협동기반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 메디컬 ICT 융합센터는 결국 연구개발현장의 필요와 시장수요를 반영해 대학중심의 연구에서 탈피, 단기간·장기간 내에 개발,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구분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대병원 김윤진 기획조정실장은 "과제 중심의 현행 임상연구로는 빠른 상용화시스템의 구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특화된 전문 인력 양성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적극 지원 약속

부산 메디컬 ICT 융합센터는 사용자 중심의 오픈 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운영주체는 부산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이며 운영지원은 부산시,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 등이 맡는다.

시는 부산대병원이 지난해 융합의학기술원 설립 후 후속 조치로 메디컬 ICT 융합센터 계획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새로 신설된 건강체육국 의료산업과로 창구를 단일화해 메디컬 ICT 융합센터와 긴밀한 협조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부산경제진흥원의 의료산업 관련 부서도 포함시켜 지역 의료기기업체의 현황를 파악해 지원 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기룡 시 경제특보는 "예산 지원과 함께 필요하다면 관련 규제도 풀어 지역 의료기기업체가 부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