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차고 시리며 여름에도 수면양말을 신고 자야하고 심지어 몸에서 바람이 나와 못 견디겠다는 증세 때문에 병·의원에서 여러 관련검사를 받지만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는 경우가 냉증이다.

한의학에서 '수족궐냉'으로 불리는 냉증은 현대적 의미에선 신체의 다른 부분은 차게 느끼지 않는데 손, 발, 허리 등 일부 특정 부위만이 냉감 내지 추위에 가까운 감각이 1년 이상 지속되는 증세로 정의된다.

냉증은 흔히 편의상 1차성과 2차성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손과 발이 시리고 푸르스름하며 찬물에 손을 담그면 손마디가 하얗게 된다. 여름에도 장갑을 껴야하고 악수할 때 민망할 정도로 손이 차다. 흔히 말하는 레이노병으로 증상이 간단명료하고 현대의학의 병태에 거의 부합된다.

후자는 1차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냉증이 여기에 속한다. 평소 추위를 잘 타 두꺼운 옷을 잘 입고 찬물을 마시면 속탈이 잘 나며 추우면 관절염이 더 심해지고 찬바람을 쐬면 머리가 아파오고 비염으로 잘 나타난다.

냉증은 아니더라도 병태의 기본은 냉증이며 한의학에서는 현대적 병명 진단과 상관없이 질병의 원인을 한증으로 진단한다.

임상에선 4종류로 분류된다. ▷몸 전체가 찬 전신형은 평소 허약체질이거나 장기간 병을 앓았던 사람에게 잘 나타나 두꺼운 옷을 입어야 잠들수 있고 ▷상열하한형은 신체상부에는 열감을, 하부에는 냉감을 느끼고 ▷사지 말단형은 어혈 때문에 인체의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 생기는 레이노병 또는 레이노 증후군이 여기에 해당되고 ▷관절통 동반형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모든 관절염이 만성화하면 냉증이 절로 수반된다.

레이노병은 초기에 현대의약을 위주로 하면서 부수적으로 한방치료약(계지복령환·당귀사역탕·보중익기탕류)을 병용하면 효과가 좋다. 2차성 레이노현상이 나타나는 류머치스와 교원병은 초기 2년간, 즉 관절연골이 파괴되기 전에는 병원치료로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 이후 병이 비활동기에 접어들어 신체의 기혈이 허해지면 한방치료가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일본 정형외과 전문의의 학술보고도 있다.

대부분의 냉증은 기능성 소화불량 및 장증후군의 소화기내과, 월경불순 및 갱년기 장애의 부인과,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내분비내과, 척추디스크와 협착증의 정형외과 등의 영역과 각각 깊은 관계가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와 고령자에게서도 냉증을 많이 볼 수 있으며 여름철 지나친 냉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냉방병과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레이노병을 제외한 대부분의 냉증은 한방치료로서 증세를 개선하여 삶의 질을 많이 높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 한방치료를 추천한다.

삼세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