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뇨병의 유병률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 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의 12.4%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 6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이 15.1~19.9%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예전에는 당뇨병이 노인 병이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초진 나이가 40대이다. 간혹 10, 20대도 만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다. 평균 수명도 80세를 넘어섰다. 10년 전 44세 남자가 80세까지 살 확률이 30%였다면 지금은그 확률이 50%에 이른다. 여자의 경우는 그 확률이 무려 70%가 넘는다.
결국 당뇨병 발병 시기는 점점 젊어지고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을 품고 살아야 하는 기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50대에 당뇨병이 발병해 70대에 사망했다면 요즘은 30, 40대에 당뇨가 생겨 90~100세까지 살게되므로 당뇨와 함께 40~50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당뇨병을 일반적인 수준으로 조절했을 때 합병증이 발생하는 시기를 20년으로 잡아도 인생에서 최소 20~40년을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해야 한다.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췌장의 기능이 50% 정도 남으면 당뇨병이 발현된다. 처음 진단받으면 췌장의 기능이 아직 반이 남았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당뇨병이 발병한 노인들이 반 정도 남아 있는 췌장 기능으로 20년을 사용했다면 지금은 반 정도 남아있는 췌장을 40~50년간 사용해야 한다. 그만큼 오래 써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아껴써야 한다.
췌장을 아끼는 방법은 췌장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다. 당뇨에 관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가 당뇨환자는 혈당이 어느 정도 높은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나, 몸은 항상 정상을 만들기 위해 일을 하기 때문에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는 췌장이 항상 일을 하게 된다. 정상 혈당이 되면 췌장이 정상을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일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당뇨 환자가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당뇨를 가장 잘 조절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제들이 많이 개발됐다. 의사들 역시 계속해서 새롭게 나오는 약제를 공부하고 적용하면서 이전보다 당뇨병의 치료방법이 매우 효과적이고 다양해졌다.
운동을 하며 식사량을 조금 줄이고 의사의 처방약에 도움을 받아 가능한 한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은 췌장을 효율적으로 아껴쓰는 방법이다.
김부경 고신대복음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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