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장 소독 때 염소계 사용
- 소변·땀과 반응하면 독성 돌변
- 음식물 구토물 배설물로
- 해수욕장 모래사장도 오염
- 입 코 요도 등 통해 세균 감염
- 잦은 소변·통증·발열 등 증상
- 피곤할 정도 물놀이 삼가고
- 젖은 옷은 빨리 갈아입도록
휴가철이 끝물이지만 무더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바다나 신나는 놀이기구가 있는 워터파크가 최고의 피서지임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곽호섭 동의의료원 비뇨기과 과장은 "물놀이 후 요로감염의 위험이 있다"며 "오염된 물에 있는 세균이 젖은 옷을 통해 방광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영장 등 실내 물놀이 시설은 자주 물을 갈아야 하나 대부분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소독시설을 갖고 정수한다. 세균 살균을 위한 방법으로 최근 오존이나 전해살균법을 사용하는 곳이 있으나 대부분 염소계 소독제를 사용한다. 염소계 소독제는 특유의 '락스' 냄새를 내며 눈 따가움, 피부발진, 가려움, 탈모 등 약한 피부나 점막에 화학적 자극 증상을 유발한다.
■오염된 모래사장 오래 있으면 감염 위험
염소계 소독제는 또 사람의 소변이나 땀에 포함된 요소와 반응하여 염화시안, 삼염화아민을 만들어낸다. 이는 독성물질로 점막자극증상이 매우 심해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요도나 질을 통해 들어가면 요도염, 방광염, 질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내 물놀이 시설에선 절대 물속에서 소변을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일 실내수영장에 적절한 정수시설이 없는 경우 적지 않은 소변에 의해 물이 오염돼 입이나 코, 요도를 통해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부산은 해수욕장이 7곳이나 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름철 최고의 명소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빛나는 모래사장은 깨끗하게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오염물질로 넘쳐난다. 곳곳에 피서객이 버리고 간 음식물과 구토물, 갈매기나 반려동물의 배설물, 인근 식당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가 모래사장 세균의 주범이다. 음식물이나 배설물이 널브러져 있는 방대한 모래사장을 매일 깨끗이 청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오염물은 대부분 모래 밑에 숨어 있다. 이러한 오염물은 바닷물에 의해 수분을 공급받고 뜨거운 태양열로 데워져 쉽게 부패한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매년 해수욕장의 수질과 모래에 있는 세균을 검사해 대장균,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의 세균이 기준치 이상일 때는 해당 해수욕장을 폐쇄한다. 갈매기 배설물로 골머리를 앓던 한 해수욕장에서는 양치기 개를 풀어 갈매기의 해수욕장 접근을 막기도 한다. 넓은 백사장에 사람은 없고 갈매기와 개들만 쫓고 쫓기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타오 옌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욕장 모래의 경우 바닷물보다 100배 이상 세균이 많다. 동의대학교 분자생물학과 허만규 교수팀은 파도에 의해 씻겨 내려가는 지점보다 1, 2m 백사장 쪽의 모래에서 더 많은 세균이 번식한다고 밝혀냈다. 물에 젖은 옷을 입고 모래사장에 오래 앉아 있거나 놀면 요로감염의 위험이 높은 이유이다. 젖은 옷을 통해 세균이 요도, 방광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서객 대부분은 피서를 와 지칠 때까지 물놀이를 즐긴다. 특히 아이들은 힘들어도 물놀이가 재미있어 피곤해도 계속 논다. 결국 더운 날씨에 과도한 신체 활동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고 굵은 여성이나 면역력이 다소 약한 소아는 해변이나 오염된 수영장 물에 의한 요로감염이 흔하며 심할 경우 열을 동반한 신우신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물놀이 후 소변을 자주 보지만 개운치 않으며 따끔따끔한 통증이나 열이 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분 충분히 섭취해 소변 자주 봐야
여름철 요로 감염 예방법으로 너무 피곤할 정도의 물놀이나 심한 신체 활동은 삼가고 통풍이 잘 안 되는 꽉 끼는 옷은 피해야한다. 물놀이로 인한 젖은 옷은 오래 입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곽호섭 동의의료원 비뇨기과 과장은 "물놀이 중 세균이 요도를 통해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분을 중간중간 충분히 섭취해 소변을 자주 봐야 하며, 물놀이 직후에는 깨끗한 물로 몸의 구석구석을 깨끗히 씻는 것이 요로감염에 걸리지 않는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곽호섭 동의의료원 비뇨기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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