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질환·폐경기 여성 고위험군
- 체력 고갈땐 바이러스 감염 가능
- 통증·감각 이상·띠모양 물집 동반
- 치료 시기 놓치면 신경통 지속

- 평소 과로 스트레스 줄여 예방
- 항바이러스제 빠른 투여가 답

문제는 면역력이다. 인체 면역력이 떨어질수록 바이러스의 침입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당뇨 등 만성질환자, 폐경기 여성, 최근 수술한 50대 이상의 환자가 이 질환의 고위험군이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이쯤 되면 장삼이사들은 십중팔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고 의심할지 모르겠으나 대상포진 얘기다.

얼마 전 TV 예능프로인 '1박 2일'의 담당PD가 이 질환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촬영 중 귀가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눈길을 끈 이후 메르스와 초기 증상이 유사해 최근 다시 한 번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대상포진의 주 증상인 띠 모양의 물집이 아물고 딱지가 생긴 모습.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이 피곤하다든지 인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돼 피부 병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염은 잘 되지 않지만 과거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2010년 48만 명에서 2014년 65만 명으로 5년간 34%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장년층 이후 발생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았다. 이는 50대 이후 폐경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연령 특성상 자녀 결혼, 남편 퇴직 및 노후 준비로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포진은 특별한 검사 없이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심한 통증과 함께 띠 모양으로 잡히는 물집이 그것이다.

통상 피부 발진 4, 5일 전부터 피부 신경절을 따라 통증, 압통, 감각 이상 등의 증상과 함께 '대상(帶狀)'이라는 병명 그대로 몸의 한쪽에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긴다. 처음엔 붉은 반점과 작은 발진에서 시작해 차츰 포도 같은 군집을 이룬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겨 아물고 나면 전염성은 사라진다. 통증은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심하다. 특히 고령 환자의 50% 정도에선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이다. 경험자들은 '출산의 고통'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 표현한다. 통증만 호소하고 피부 발진이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후유증은 포진 후 신경통. 이는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피부 병변이 발생한 지 3개월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환자의 70% 정도가 1년 내 호전되지만 수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이 눈 주위에 생기면 각막에 손상이 생겨 실명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에 해당된다. '1박 2일'의 PD처럼 얼굴 부위에 침범하면 안면 신경마비가 올 수 있고 뇌신경 쪽일 땐 뇌수막염이 생길 수 있다.

대상포진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더위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고 식욕감퇴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일수록 대상포진 예방을 위한 체력 보충이나 질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에는 주로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과거에는 주로 입원해서 항바이러스 주사 치료를 했으나 최근에는 복용 가능한 항바이러스 약제들이 있어 입원하지 않고도 치료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투여할수록 치료 효과와 함께 포진 후 통증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지므로 최대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 대증치료로 피부 병변에 습포를 하고 통증에 대해 진통제나 소염제를 사용하고 심한 경우 통증 완화가 가능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온 종합병원 노순기 신경과 전문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평소 건강과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개발된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노순기 온 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