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TAMIN

- 독감·폐렴 등 각종 질환 예방
- 노인·아동·임신부 섭취 중요
- 비타민 D, 생리적 항생물질 생성
- 비타민 C, 염증 줄이고 증상완화
- 메르스 1차 면역반응 강화 역할

비염이나 독감, 폐렴, 결핵 등의 각종 염증질환과 갑상선질환은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조류독감이나 신종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감염질환도 면역력 저하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도 떨어지지만 면역력과 관련된 물질도 점점 감소한다. 그래서 아직 면역력이 온전히 생성되지 못한 어린이나 노인들의 사망률이 높은 것이다. 한 달여 전 발생해 온 나라를 떨게 만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 가운데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도 바로 면역력이 저하돼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나 임신부의 경우 면역세포가 평소에도 사용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감염되면 면역세포가 활발하게 작동을 못하게 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염증반응이 평소에도 잘 생기기 때문에 면역세포들이 골고루 잘 돌지 못하게 되고 임신부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면역기능들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질환자나 노인, 어린이, 임신부의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면역력을 올려줄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타민 D와 C이다.

비타민 D와 C는 우리 몸의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비타민 D가 독감을 예방하는 효과가 높은 것은 우리 몸의 초기 면역계를 자극하고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초기 면역반응이란 병원균(항원)이 몸속에 들어온 것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수 시간 내 공격하는 역할을 말한다. 백혈구 중에서도 대식세포(Macrophage) 자연살해세포(NK cell) 등이 초기 면역반응 세포에 속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이 '美내과학회지'에 밝힌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타민 D가 체내 면역력을 높여 감기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 D가 가장 낮은 사람이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았다.

최근에는 미국 호르몬 연구의 권위자인 타미 박사가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선 비타민 D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비타민 D는 바이러스의 종류와 상관없이 몸 안의 유해 바이러스나 세균에 저항해 싸울 수 있는 생리적 항생제인 카텔리시딘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면역기능을 총괄하고 있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미 박사는 메르스를 이겨내기 위해선 비타민 D의 혈중농도를 60ng/㎖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참고로 비타민 D의 혈액수치가 30ng/㎖ 이상인 경우를 정상 범위라고 한다. 한국인의 경우 30ng/㎖ 미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타민 D의 혈중농도를 60ng/㎖ 이상 유지하려면 초기엔 적어도 하루에 3000~5000 IU 정도 복용하든지 고용량 주사(20만~30만 IU)를 맞는 것이 좋다.

비타민 C의 경우 직접 초기 면역세포 중의 하나인 식균세포와 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게 하고 우리 몸의 염증반응을 억제시켜 감기나 인플루엔자 증상을 완화해준다.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증식되는 것 자체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미국의 비타민 권위자인 토마스 레비 박사는 비타민 C를 고용량 복용하면 바이러스를 억제시켜 항바이러스제제와 같은 작용을 하고 동시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물질인 인터페론의 생성도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참고로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선 적어도 하루에 총 6g 정도를 세 번에 나눠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메르스 사망자 27명 중 4명은 지병이 없었지만 사망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사망자의 면역력이 너무 강해 사이토카인이 과잉분비돼 오히려 염증반응을 일으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는 생각이 달랐다.

최 교수에 따르면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제1차 면역반응세포인 대식세포, 자연살해세포, 호중구(neutrophil)가 바이러스를 파괴한다. 하지만 이러한 세포들이 부족해 관문이 뚫리게 되면 제2차 면역반응세포인 B세포, 림프구가 격렬하게 바이러스와 반응해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많이 분비시키게 된다. 즉 1차 면역반응과 관련된 면역세포들이 충분히 있었으면 염증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1차 면역반응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비타민 D와 비타민 C라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결국 최 교수는 "만성 질환이 없는 4명의 사망자들은 비타민 D와 비타민 C가 만성적으로 결핍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움말= 최종순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교수